중국 인민대 前 총장 비리로 낙마…차관 지위 박탈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 중국의 명문대학 중 하나인 인민대의 전직 총장이 비리로 인해 낙마한 사실이 중국 관영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17일 공식 웨이신(微信·위챗) 계정을 통해 지바오청(紀寶成·71) 전 인민대 총장이 기율 위반으로 2년간의 당내 관찰 처분을 받고 부부장(차관)급 지위를 박탈당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처분은 지난해 말 내려진 뒤 공산당 내부에 통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1944년생인 지 전 총장은 1981년 인민대 무역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교수로 임용된 뒤 상업부, 국내무역부, 교육부 등 정부 부처 간부를 거쳐 2000년에 인민대 총장에 취임했다.
그는 2011년 11월 정년 퇴임하기까지 11년간 총장으로 일했으며 제10~11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로도 활동했다.
지 전 총장이 저지른 비리의 수위는 공산당 당적 박탈과 사법처리 단계까지는 이르지 않아 당내 처분 5단계 중 4단계인 당내 관찰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낙마 소식이 뒤늦게 알려진 것은 중국의 반(反) 부패 사정 당국이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에 대해서도 예외를 두지 않고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는 지난해 9월 중국 당국이 한해 동안 적발해 정식 조사한 고등교육기관 지도자만 해도 총 18명에 이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인민일보는 이 기사에서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의 '호랑이'(부패 고위관료) 척결 수위가 올해에도 전혀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평가의 근거로는 지난해 1~6월 기율위가 공개적으로 낙마시킨 호랑이는 15명이며 올해 상반기에도 똑같이 15명을 낙마시켰다는 것이 제시됐다.
중국 공산당 신문망은 시진핑(習近平) 체제가 출범한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18차 당대회) 이후 낙마한 성부급(省部級·장차관급) 고위직 가운데 14명이 연고가 없는 타지 법원에서 재판을 받았고 이 중 9명이 1심 판결을 받았거나 형이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왕쑤이(王素毅) 전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통일전선공작부장과 류톄난(劉鐵男) 전 국가에너지국장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나머지는 5년에서 17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한편 중국망(中國網)은 비리 관료들이 뇌물 수수 등 비리를 저지르게 된 이유에 대해 사람마다 각기 다른 핑계를 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솔직하게 "은퇴 후 노년의 생활을 걱정했기 때문"이라는 변명이 첫손에 꼽히는 가운데 "뇌물 받는 것이 중범죄인지 몰랐기 때문에", "돈 주는 사람과의 인연에 투자하는 차원에서", "경제발전을 위해서", "공직자가 손해 보는 것 같아서"란 변명과 함께 "국가를 대신해 재물을 보관만 한 것"이라는 뻔뻔한 핑계도 등장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