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둔화·인구 유출 등으로 불안한 지역 민심 위무 목적도
연변 방문 약속지킨 시진핑, 북중러 '동북진흥' 시동거나
접경지대 발판삼아 접경 무역활성화 추진할 듯
경제 둔화·인구 유출 등으로 불안한 지역 민심 위무 목적도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6일부터 지린(吉林)성 연변조선족자치주(이하 연변자치주)를 전격 방문한 배경이 관심이다.
시 주석이 연변을 방문한 것은 단순히 낙후된 지역 조선족 위무 차원이 아니라, 이 지역을 발판 삼아 북한-중국-러시아 3국을 잇는 '동북진흥' 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올해 3월 9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제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 3차회의 지린(吉林)성 대표단 심의에 참석, "신창타이(新常態·New normal)에 적응해 동북지역의 낡은 공업기지 진흥을 깊이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동북 3성'(지린(吉林)·헤이룽장(黑龍江)·랴오닝(遼寧)성) 지역들에 주변국가와의 교류협력을 강화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중국 언론들은 주목했다.
특히 연변자치주는 북·중·러 3국의 접경지대로 투먼(圖們)·훈춘(琿春) 등지의 대북·대러시아 통상구를 통해 접경무역이 활발히 이뤄지는 현장이기 때문에 중국 국가전략에서 복합적인 중요성을 가진다.
시 주석은 3월 전인대 당시 리징하오(李景浩) 조선족자치주 주장(州長) 등 자치주 대표단을 만나 "지린성에 가면 꼭 연변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그는 "창바이산(長白山·백두산의 중국 명칭)은 겨울에도 여행할 수 있느냐, 케이블카는 설치돼 있느냐"고 묻고 '사계절 모두 여행이 가능하며 겨울에도 천지에 오를 수 있다"는 답변을 받자 "거기에 멧돼지도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연변의 한 소식통은 "시 주석이 이곳을 찾는 것은 자신의 약속을 지키면서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동북지역 접경지대의 경제부흥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기 위해서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10년전 '동북진흥계획'을 발표하고 발전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작년 동북3성 랴오닝(遼寧)·지린·헤이룽장(黑龍江)성의 성장률은 각각 5.8%. 6.5%, 5.6%로 중국 전역에서 최하위권이었다.
여기에 지역 조선족사회는 한국이나 중국 내 발전지역 등으로 인구가 대량 유출되면서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감도 겪고 있다.
손춘일 연변대 교수는 "시진핑 주석이 중국에서 유일하게 조선족의 자치가 이뤄지는 이곳을 방문한 것은 200만명에 달하던 조선족이 절반 이하로 감소한 상황을 중시하고 향후 관련 대책을 내놓기 위한 선제 조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변 현지 조선족 매체의 한 기자는 "연변자치주는 항일투쟁과 국공내전 과정에서 수만명의 조선족이 희생하는 등 신중국 건설에 기여했다"며 "그럼에도 최근에는 북한 탈영병의 주민 살해사건 등으로 민심이 흐트러져 이를 위무할 필요성이 발생하는 등 무시할 수 없는 정치 현장인 점도 고려됐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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