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
한일롯데 아우른 신동빈…과제는 산적
한일 동시경영, 신격호 총괄회장 의지인 듯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6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됨에 따라 한일 양국의 롯데는 신동빈 체제로 공식 재편됐다.
신 회장은 올해 초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과의 '경영권 승계' 다툼에서 승리해 사실상 후계 구도를 마련한 데 이어 이번에 일본 롯데홀딩스의 정기이사회 절차를 거쳐 정식으로 경영권을 넘겨받게 됐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그동안 현지의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대표 체제로 유지돼 왔으나, 실질적으로는 신 회장의 '섭정'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베트남에서 신 회장 주재로 열린 글로벌 식품 전략회의에서 쓰쿠다 대표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원 롯데, 원 리더(하나의 롯데, 하나의 지도자)'라는 문구를 한국·일본 롯데 식품 계열사 대표들에게 제시하고 "한국과 일본 롯데는 한 명의 리더 아래 움직여야한다"고 강조한데서도 그런 정황이 읽힌다.
신 전 부회장 해임 이후 일본 롯데를 이끌어온 쓰쿠다 대표는 당시 연단에서 내려와 신 회장에게 깍듯하게 허리를 굽혀 인사해 눈길을 끌었다.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 결정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이 롯데의 장래를 위해 작년 12월 신 전 부회장 해임 결정을 내린 데 이어 이번에 신 회장의 한국·일본 동시 경영 체제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후계 구도에 있어 경영 성과를 우선순위로 두는 신 총괄 회장이 결국 신 회장에게 몰아줬다고 볼 수 있다.
이로써 한국 롯데와 규모로 볼 때 10분 1 크기인 일본 롯데는 신 회장 체제로 동시 경영이 이뤄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한일 롯데 그룹의 복잡한 지분 구조가 말끔하게 정리됐는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를 보면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알미늄이 롯데그룹 순환출자 고리의 큰 줄기를 이루고 그 정점에 호텔롯데가 있다. 그러나 일본롯데홀딩스가 호텔롯데의 지분의 상당량을 갖고 있는 등 지배구조가 복잡하다.
업계 관계자는 "한일 롯데의 지분 구조가 어떻게 변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일본롯데홀딩스에서 신 회장을 대표 이사로 선임했다면, 다툼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지분 정리도 됐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형제간 교통정리가 끝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업계에선 한일 롯데가 이제 신동빈 체제로 항해할 일만 남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신 회장의 앞날이 그리 만만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내수침체에 시달려온 롯데백화점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까지 겹치면서 매출이 급락,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지난 15일부터 이원준 대표이사 주관으로 오전 7시 매출 활성화 임원회의를 열고 있다.
롯데면세점도 서울 신규 면세점 유치전에서 고배를 마신데 이어 연말 소공점·월드타워점 수성을 위해 대비책 마련에 부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지는 사고로 안전 문제가 제기돼 문을 닫았다가 지난 5월 12일 재개장한 제2롯데월드 수족관(아쿠아리움)과 영화관(시네마)도 메르스 사태와 주차장 문제 등으로 그동안 경영 실적이 신통치 않다. 제2롯데월드에 대한 시민의 안전 불안감도 아직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다.
한일 롯데의 동시 경영권을 성공적으로 확보한 신 회장에게는 이 같은 난관을 딛고 제2의 도약을 위한 기틀을 마련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가 놓여 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