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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교육감, 학생자치회 대표단과 '셀카 촬영' (수원=연합뉴스) 16일 수원 경기도교육복지종합센터에서 열린 '경기학생자치회, 교육감과 함께하는 토크콘서트'에서 이재정 교육감이 학생들과 대화를 나눈 뒤 스마트폰 셀카봉으로 기념사진을 촬영을 하고 있다. 2015.7.16 <<경기도교육청>> ktkim@yna.co.kr |
"학생부장 선생님 학생투표로 뽑게 해주세요"
경기교육감·학생자치회 토론…당당한 제안 쏟아져
(수원=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학생자치회와 손발이 맞게 학생생활인권부장 선생님을 학생들이 투표로 직접 뽑게 주세요."
"(화장실) 암모니아 냄새가 심합니다. 방향제라도 좀 비치해야 합니다." "남녀공학 고등학교에서 교실 온도가 30도가 넘는데 에어컨을 틀지 않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이 16일 오후 수원 경기도교육복지종합센터에서 마련한 '경기학생자치회, 교육감과 함께하는 토크콘서트'에서는 10대 학생들의 건의사항과 제안이 쏟아졌다.
도내 초중고 학생자치회 대표단 100명은 6개 주제의 분임토의 결과를 할아버지뻘 되는 이재정 교육감 앞에서 거침없이 발표했다.
제1주제 '수능은 필요한가?'에 대한 문제 제기에 이 교육감은 "우리 학생들은 모두 다른데 똑같이 수능을 보고 점수에 따라 대학에 가는 건 잘못된 발상"이라며 수능 폐지 견해를 거듭 밝힌 뒤 그 대안을 "고교생들이 와글와글 토론해 제시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제2주제 '학교는 안전한가?'에 대해 대표로 발표한 용인 서룡초 정병현 군은 "학교 안에 적절치 않은 시설이 많고 외부인 출입도 잦다"고 전했다.
이 교육감은 "우리를(학생들을) 지키는 것은 선장도 선생님도 아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서 배웠듯이 자기 스스로 지켜야 한다"며 학교 안전점검 때 학생 참여방안을 설명했다.
제3주제 '학교는 정말 학생중심인가?'와 제6주제 "학생복지 과연 좋은가?"에서는 당당한 지적과 아이디어가 나왔다.
분임대표 파주 운정고 김태윤 군은 "학교장이 거부한 안건을 학생들이 다시 투표로 결정할 수 있게 학생투표제를 실시하게 하고 학생생활인권부장 선생님도 학생들이 뽑게 해달라"고 건의했다.
이 교육감은 "공감이 가는 무서운 제안"이라고 화답하면서도 "제도적 문제라서 당장 답하기 어렵지만 좋은 방향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즉시 수용은 유보하되 검토해보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오산 성호고 김복배 군은 "복지가 무엇인가요"를 묻고는 "복지는 행복한 삶"이라며 자문자답한 뒤 토의내용을 모아 잔디구장·수면실·샤워실 설치와 반바지 착용, 에어컨 가동 등을 줄줄이 요청했다.
이 교육감은 "모두 해야 할 것들이나 세금으로 운영되는 예산의 문제가 있다"면서 "획일적인 교복 착용에 반대한다"는 견해도 제시했다. 그러면서 "급식(식단)도 선택할 수 있게 고민해보자"고 말해 학생들의 환호를 받았다.
분임토의에서 제4주제인 9시 등교 시행과 상벌점제 폐지 이후 학교의 모습에 대해 학생들은 "고교에서는 9시 등교가 수능과 맞지 않다. 상벌점제를 대체할 학교자치법정을 활성화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제5주제인 꿈의학교에 대해서는 "너무 적고 잘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작가나 기자, 대통령을 실제처럼 해볼 수 있게 나라(국가)처럼 운영됐으면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이 교육감은 "9시 등교는 교육감이 결정한 게 아니고 여러분의 요청을 받아들여 결정한 것"이라고 시행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꿈의학교는 이제 겨우 시범운영을 시작했다"며 "그 중 의회학교는 내년에 31개 시군별로 운영, 적어도 학생자치회 대표만이라도 의무적으로 참여해 대의민주주의를 배우는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은 주제별 90분간 분임 토의를 거쳐 60분간 분임별 대표가 패널로 발표하고 교육감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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