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서 가짜 판매글로 수억 챙겨
중간관리책이 돈 빼돌리자 총책이 인터넷에 인적사항 올려 '보복'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 가짜 판매글을 올리고 400명이 넘은 피해자로부터 2억 2천여만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중고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서 물건을 판매할 것처럼 속여 대포통장에 돈을 송금받고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중간관리책 등 일당 25명을 검거하고 이중 김모(21)씨 등 9명을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10∼20대의 동네 선후배 친구들로, SNS 상에서 이런 범죄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유흥비, 불법토토 도박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에 나섰다.
총책이 '고무보트, 제모기, 골프채, 커피머신, 아이패드 등을 판매한다'는 글을 게시해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면 대포통장을 이용해 피해자들에게 돈을 입금받고 이 돈을 다시 총책에게 송금했다.
김모씨 등 4명이 5월에 긴급체포됐으나 남은 일당은 동네 선후배가 구속된 상황에서도 범행을 멈추지 않았다.
이들의 계속된 범행으로 6월 2명이 추가로 구속되고 7월 초 3명이 또 구속됐다.
이 과정에서 중간관리책이 총책에게 송금하지 않고 돈을 가로채자 총책이 관련 글을 사이트에 올려 경찰에 수사정보를 주는 등 내부 분란도 있었다.
변모(23)씨 등 3명이 중고나라 물품 사기를 벌여 챙긴 480만원을 총책에게 입금하지 않자 총책이 해당 사이트 게시판에 변씨의 인적사항 등을 게재한 것이다.
변씨 등은 이 사건과 별개로 보이스피싱 수법으로 다른 총책과 공모해 총 4명에게 8천만원 상당을 송금받고 그 피해금 중 대부분을 중간에서 가로채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피해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위조된 통장명의자의 운전면허증과 사업자등록증을 전송하고 수사망을 피하고자 포털사이트 접속 아이피를 세탁했다.
또 41개의 대포폰을 사용하고 피해금을 송금받는 통장을 불법 토토 사이트의 충전계좌(베팅금 입금계좌)로 사용해 수사에 혼선을 가중시키는 치밀함도 보였다.
경찰은 총책과 인출책의 송금계좌와 연결된 180여개의 연결계좌를 지급정지시키고 총책을 추적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중고물품 사이트에서 거래를 할 때는 경찰청 사이버캅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앱을 다운로드해 범행에 사용한 전화번호, 계좌번호 등을 확인하고 거래를 하거나 직접 만나서 물건을 구입하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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