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이 중동 밟아"…사우디 언론 핵타결 비판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앞으로 쓰러진 한 남자의 등을 손을 잡은 두 사람이 밟고 뛰어간다.
고통스럽게 쓰러진 남자의 이름은 '중동', 이 남자의 머리 쪽엔 '핵협상'이라고 적힌 깃발이 꽂혀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우호적인 범중동 아랍어 일간지 아샤르크 알아우사트의 15일자 만평이다.
핵협상으로 손잡은 미국과 이란이 중동 전체의 위험과 손해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만 챙겼다는 것이다.
이 만평은 이란의 역내 최대 경쟁자인 사우디가 핵협상을 보는 불편하고 불안한 시각을 단적으로 대변한다.
핵협상 타결이 발표된 이튿날 사우디 현지 언론 대부분은 이란의 세력 확장과 이에 따른 위협을 강조했다.
사우디 아랍어 일간지 알자지라데일리의 칼럼니스트 압둘아지즈 알자세르는 '이란 핵무장 대신 이란의 테러리즘'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제재 해제로 풀려 이란으로 유입되는 자산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과 이라크, 레바논, 예멘의 종파적 군사조직으로 흘러 들어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해외 동결자산을 받은 이란혁명수비대가 걸프지역, 이집트 등에서 테러를 저지르는 조직을 지원할 것"이라며 "주요 6개국(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은 이란의 핵을 아랍의 테러리즘으로 대체했다"고 비판했다.
핵협상으로 이란의 핵무장은 막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란군의 지휘를 받는 이라크의 시아파민병대,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반군 후티를 이란이 더 적극적으로 도와 중동의 정세가 불안해질 것이라는 뜻이다.
사우디 아랍어 일간지 알하야트의 칼럼니스트 갓산 챠르벨도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포가 이란과 미국 간 합의의 촉매제였다"며 "우리는 협상을 타결한 제3의 주인공은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IS지도자)라고 부른다"고 비꼬았다.
사우디 영자 일간지 사우디가제트는 1면 머릿기사로 '핵협상이 중동을 더 불안하게 할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올려 핵협상 타결을 강하게 비판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