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 중국의 마이크론 인수 제안에 바짝 긴장
"칭화대 인맥 신경 쓰여"…과점체제 흔들릴까 예의주시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 칭화대 인맥을 등에 업은 것으로 알려진 중국 반도체 기업 쯔광그룹(紫光集團)이 세계 3위 반도체 D램 기업인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인수를 추진하면서 메모리 시장 세계 1위인 국내 반도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1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D램 시장 1, 2위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쯔광그룹의 인수 제안 소식에 안테나를 곧추세우면서 향후 메모리 시장에서 어떤 판도 변화가 있을지 신경을 쓰고 있다.
삼성전자 1위, SK하이닉스 2위, 마이크론 3위의 과점체제에 변화가 생길지 예의주시하는 것이다.
이날 쯔광그룹이 마이크론을 상대로 공개 인수 제안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서 국내 반도체 대표주인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6.66% 내린 3만7천850원에 거래를 마감했고 삼성전자도 3.24% 떨어진 122만5천원에 장을 마쳤다.
쯔광그룹의 뒤에는 칭화대 인맥이 주축이 된 칭화유니집단이 버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인수액이 230억달러로 만일 인수가 실현되면 중국 기업의 외국 기업 인수로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점쳤다.
칭화유니그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교인 칭화대 산하의 국유기업이다, 반도체 칩 생산보다 개발에 주력하는 팹리스(fabless) 형태다. 팹리스는 반도체 생산보다 설계에 중점을 둔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중국이 그동안 D램 등 메모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나온 상황이어서 쯔광그룹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외신 보도가 맞을지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만일 중국(기업)이 마이크론을 접수하고 본격적으로 메모리 시장을 공략한다면 시장 환경이 전면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이 이에 대응해야 하는 것도 당연한 이치"라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D램이 주요 품목이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시장 환경에서 곧바로 겹친다.
마이크론은 2013년 파산한 일본 반도체 기업 엘피다를 인수하면서 급격하게 몸집을 불렸다.
올해 1분기에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44.1%로 압도적 1위를 달렸고 2위는 SK하이닉스(27.6%), 3위는 마이크론(21.2%)이다.
앞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는 지난 6월 HP에서 분사된 싱가포르의 무선통신·데이터저장용 반도체 전문기업 아바고(Avago) 테크놀로지가 미국 반도체회사 브로드컴(Broadcom)을 370억달러(41조원)에 인수했고 세계 최대 반도체회사 인텔은 칩 전문기업 알테라(Altera)를 167억달러(18조5천억원)에 인수 합병하는 등 업계의 합종연횡이 숨가쁘게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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