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워요 유커'…중국 관광객 방문에 동대문 '활기'
中여행사 관계자 등 200명 동대문 상점가 방문…"메르스 걱정없더라"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잠시 한국에 발길이 뜸했던 유커(遊客·중국 관광객)들의 방문에 서울 동대문 일대가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대한항공과 신라호텔 등이 손잡고 중국 12개 도시에서 초청한 200여명의 중국 여행사대표·언론인들은 14일 동대문디지털플라자를 둘러보고 인근 밀리오레, 두타(두산타워) 등 상점가에서 쇼핑을 즐겼다.
마스크를 쓴 유커는 손에 꼽을 정도였고, 대다수는 마스크 없이 북적북적한 지하철역사와 동대문 상점들을 다니며 편안한 표정으로 물건을 구경했다.
이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상점 직원들을 대할 때도 거리낌 없이 대화를 나눴다.
상해소주여행사 직원인 쉬위페이(25·여)씨는 "한국에 오기 전에는 메르스 얘기에 공포감이 있었는데 인천공항에 내려 주변을 둘러보자마자 한국인들이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중국에 돌아가면 고객들에게 한국이 안전하고 쇼핑도 즐겁게 할 수 있다고 홍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한 여행사 매니저인 장광위씨도 "애초부터 메르스가 언론에서 과장되게 보도하는 것으로 생각해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며 "생각대로 한국 사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직접 확인했으니 중국에 돌아가면 주변 사람들에게 이를 알릴 것"이라고 했다.
유커들이 무더기로 들어오자 만면에 미소를 띠고 손님 접대에 나섰던 두타 상인들은 이들이 바쁜 일정 때문에 곧 떠나자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정부 및 업계의 노력은 고맙지만 아직 체감이 잘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다만 서양인 손님들이 늘어나고 있고, 명동에도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에 동대문도 곧 메르스 사태 전처럼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북적해지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두타의 한 '팝업스토어'에서 일하는 차모(45·여)씨는 "중국인 관광객이 한 명도 오지 않다가 지금은 10% 정도까지 회복했으나 예전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며 "그래도 메르스가 더는 확산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으니 다음 달 정도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동대문에서 20년간 장사해온 임모(40)씨는 "내수가 회복되고 있다는데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장사하는 동대문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힘들다"며 "우리 가게도 매출이 80% 감소했는데 나라에서 어려운 소상공인들을 위한 지원책을 확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 씨는 "중국인 여행사 관계자와 언론인들을 초청해 한국이 안전하다고 알리는 것은 좋은 시도"라고 평가하면서도 "아직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듯하니 지속적으로 이러한 자리가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인 방한단은 내일까지 동대문 외에 이태원·남산·한양도성·삼청각·정동극장·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에버랜드 등을 방문한다.
아시아나항공과 롯데호텔 등이 손잡고 초청하는 중국인 방한단 200명도 15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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