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러버덕이 왔다'…보신각 앞 오리인형 전시
환경정의, 천 재질로 만들어 공기 채운 오리인형 '베티' 선보여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지난해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 전시돼 '힐링의 아이콘'으로 인기를 누렸던 노란 오리인형 '러버덕'과 똑 닮은 친환경 인형이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선을 보였다.
환경단체 환경정의는 천 재질로 만들어 공기를 채운 오리인형 '베티'를 16일까지 보신각 앞마당에 전시한다고 14일 밝혔다.
네덜란드 예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의 작품 러버덕이 폴리염화비닐(PVC) 플라스틱 1t 분량으로 만들어져 환경위험이 있었던 데 착안한 전시다.
PVC 플라스틱은 제작할 때 재질을 부드럽게 하려고 프탈레이트 가소제를 사용하는데, 프탈레이트 가소제는 여성 불임이나 정자 수 감소 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독성물질이기 때문이다.
베티는 미국 보건환경정의센터가 PVC 등 유해물질 줄이기 캠페인의 상징물로 만들어 미국 전역에 순차 전시했던 것이다.
스테펜 레스터 미국 보건환경정의센터 과학부장은 "2008년 베티와 PVC 캠페인은 미국에서 장난감에 프탈레이트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드는 데 영향을 줬다"며 "한국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환경정의는 전했다.
석촌호수에 전시됐던 러버덕이 가로 16.5m, 세로 19.2m, 높이 16.5m에 무게 1t의 거대 인형이었다면 베티는 가로·세로 각 3m, 높이 2.5m로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앞서 러버덕은 지난해 석촌호수 전시를 마치고 산업폐기물로 처리될 예정이었으나 이후 PVC를 해체해 흔들의자 등 생활용품으로 재활용됐다.
한편, 환경정의는 지난달 3대 대형마트의 PVC 재질 생활용품 19개를 구매해 분석한 결과 프탈레이트 중 독성이 가장 강한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 등 2종이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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