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소속 군인, 지난 3월 '이탈리아 해킹팀' 접촉
"외부 해킹저지 방법 문의했으나 프로그램 구입 안해"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국방부 소속 영관장교가 지난 3월 싱가포르에서 이탈리아 해킹팀을 만나 외부 해킹 저지 방안 등을 문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방부는 13일 "허 모씨(중령) 등 5명이 지난 3월 2~5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2015 글로벌 시큐리티 아시아(GSA)' 행사에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면서 "이들은 대테러와 화생방, 사이버보안 등과 관련한 업무 담당자들이었다"고 말했다.
우리 참석자들은 행사 기간 장비 전시회에서 이탈리아 해킹팀 직원들과 만나 인사를 나눴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당시 국방부 국방사이버정책TF 소속이던 허 중령이 해당 업체 직원에게 외부 해킹 저지 방법이 있는지를 문의했다"면서 "해당 업체 직원은 자신들에게 그런 방법이 있다고 홍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방부 소속 영관장교 등이 이탈리아 해킹팀과 접촉한 사실은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소프트업체인 '해킹팀'에서 유출된 내부 서버 자료에 이 업체 싱가포르 대표 사무소장이 허 중령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이 포함되면서 드러났다.
다니엘 말리에타 싱가포르 사무소장은 이메일을 통해 악성코드 '아르시에스'(RCS·리모트 컨트롤시스템)를 이용한 해킹 프로그램 '갈릴레오'가 목표 PC와 스마트폰을 들키지 않고 공격, 감염, 감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면서 정보를 원할 경우 시연에 참석해 달라고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방부는 "이런 이메일 내용은 해당 업체가 자사의 보안프로그램을 홍보하기 위해 허 중령 등 참석자들에게 보낸 것"이라며 "해당 이메일 내용은 국방부 사이버방호 정책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강조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허 중령은 보병 병과라서 사이버 관련 프로그램 구매를 담당하는 사람도 아니고 국방부는 이 프로그램을 구입하거나 사용한 적도 없다"면서 "허 중령은 현재 일선 부대 연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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