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24번째 원전 '신월성 2호기' 상업운전 코앞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13 11: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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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마지막 OPR1000 원전…이달 말 상업운전 앞서 최종 시험 '구슬땀'
여름철 전력 수급에 기여…11~13일 24기 국내 전체 원전 동시운전 '진기록'
△ 신월성 원전 1~2호기 전경. 왼쪽이 2호기.

<르포> 24번째 원전 '신월성 2호기' 상업운전 코앞

국내 마지막 OPR1000 원전…이달 말 상업운전 앞서 최종 시험 '구슬땀'

여름철 전력 수급에 기여…11~13일 24기 국내 전체 원전 동시운전 '진기록'



(경주=연합뉴스) 이봉준 기자 = "국내 24번째이자 마지막 개선형 한국표준형 원자력발전소 '신월성 2호기'가 상업운전이라는 역사적 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경북 경주시 양남면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 사전 출입신청과 지문등록 등 엄격한 절차를 거쳐 월성본부 내 전망대에 올라서자 높이가 70m에 이르는 6개의 거대한 콘크리트 돔이 한눈에 들어왔다.

국내 최초 중수로 원전으로 1983년 가동을 시작한 월성 1호기부터 현재 건설 중인 신월성 2호기까지 30여년의 원전 역사가 한눈에 펼쳐졌다.







월성본부에는 중수로 원전인 월성 1~4호기와 경수로인 신월성 1~2호기 등 모두 6기의 원전이 자리하고 있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이달 말 상업운전을 앞두고 막바지 시험가동이 한창인 신월성 2호기를 둘러봤다.

몇 개의 보안문을 지나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원전의 '두뇌'라 할 수 있는 주제어실(MCR : Main Control Room). 이곳에서는 원전 조종사들이 수백개 계기판에 시선을 고정한 채 발전소 상태를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신월성 2호기는 상업운전에 앞서 지난 8일부터 240시간 동안 100% 출력으로 운전하며 원자로와 터빈발전기의 성능을 최종 확인하는 마지막 시험인 '인수 성능시험'을 진행하고 있어 긴장감이 역력했다.

이 시험이 끝나면 규제기관으로부터 사용전 검사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아 산업통상자원부에 사업 개시를 신고함으로써 상업운전에 돌입하게 된다.

계획대로 이달 말 상업운전을 시작하면 2012년 7월 말 신월성 1호기의 상업운전 이후 정확히 3년만에 신월성 2호기도 가동에 들어가게 된다.

◇ 국내 마지막 OPR1000 원전 신월성 2호기…안전설비·친환경성 강화

신월성 2호기는 국내에서 12번째이자 마지막으로 건설되는 100만kW급 개선형 한국표준형 원전(OPR1000)이다.

지난해 11월 운영 허가를 받아 연료를 장전한 후 단계별 출력 상승 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발전소의 안전성과 운영기술 능력을 입증했다.

국내 24번째 원전인 신월성 2호기는 제2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라 2005년 10월 착공했다. 총 사업비 5조3천100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인 신월성1, 2호기 건설 사업은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하루 최대 3천500명, 연인원 약 600만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며 7천억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낳았다.

안전성 강화를 위해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속대책의 하나로 지진이나 해일에 대비해 전원 없이 동작하는 수소 제거 설비와 이동형 발전차량 등의 안전설비를 대폭 강화했다.

또 원자로 상부구조물 일체화로 연료장전 기간 단축, 폴리머 고화설비 적용으로 방사성폐기물량 감소 등 최신 기술과 기존 원전의 운영경험을 반영해 안전성과 친환경성을 더욱 향상시켰다.

신월성 1,2호기 사업관리 책임을 맡은 최근열 팀장은 "한국 표준형 원전의 최종 호기 준공을 통해 우리의 원전 건설 및 운영 능력을 세계적으로 입증함으로써 해외 원전 수출의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사용후 연료 저장시설…습식·건식 저장고

또다시 몇 개의 안전문을 지나 사용후 연료 저장조를 전망창을 통해 볼 수 있었다. 아직 사용후 연료가 반입되지 않아 투명한 물만 저장조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곳에는 1년 6개월에 한번씩 다가오는 계획 예방정비 때마다 약 60다발의 사용후 연료가 들어와 20년 동안 저장될 예정이다.

월성본부는 국내 4곳의 원전본부 가운데 유일하게 중수로와 경수로 원전을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사용후 연료를 임시 저장하는 건식 저장시설이 있는 유일한 곳이다.

이곳 중수로 원전에서는 사용후 연료를 습식 저장조에서 약 6년간 열을 식히고 난 후 건식 저장시설로 옮겨 저장한다.

건식 저장시설은 콘크리트나 탄소강 등으로 방사선을 막고 자연 순환되는 공기를 이용해 냉각하는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둥근 기둥 모양의 '캐니스터'와 아파트 형태의 '맥스터'가 있다.

캐니스터는 높이 6.5m, 직경 3m의 기둥 300기가 있으며 중수로 원전에서 사용하고 난 16만2천 다발의 연료가 보관돼 현재 포화 상태다. 맥스터는 전체 16만8천다발을 보관할 수 있으며 2018년 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국내 원전 24기 동시 전기 생산 '진기록'…11~13일 이틀간

이어 고압터빈 1기와 저압터빈 3기, 그리고 발전기가 있는 거대한 터빈실로 향했다. 이곳은 증기가 발전기에 연결된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어내는 곳으로, 육중한 소리와 함께 터빈 날개가 분당 1천800바퀴를 회전한다.







뜨거운 증기가 모이는 곳이다 보니 열기가 터빈실을 가득 채웠는데 한겨울에도 35도를 넘나들 정도로 무덥다고 한다.

이처럼 신월성 2호기 발전기가 전기를 생산해냄에 따라 지난 11일 오전부터 13일 오전까지 이틀 동안 국내 원전 24기 모두가 동시에 가동되는 진기록을 연출했다.

24개 원전이 동시 가동된 이틀 동안 생산된 전기는 약 10억kWh로 이는 지난해 부산시 가정용 전력 소비량의 23%에 해당하며 서울시 전체 가정이 무려 한달이나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2011년 7월부터 약 40일 동안 당시 21기의 가동 원전 모두가 동시 운전한 적은 있으나 24기 동시 가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으로 운영 원전이 더 늘어나게 되면 모든 원전 동시 가동은 보기 힘든 광경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수로 원전은 1년6개월에 한번씩 가동을 멈추고 약 한 달간 연료 교체와 정비를 시행해야 하고 최근까지 월성 1호기가 운영허가 기간 만료로 가동을 멈추고 있어 전원전 동시 가동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한수원은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지난달 월성 1호기가 기술적 안전성을 확인받고 지역 주민들과 합의를 이루며 946일 만에 계속 운전을 시작했고, 최근 원전 안전을 최우선으로 선진 엔지니어링 기법의 운영체계를 구축해 불시 정지가 대폭 줄어듦에 따라 가능해진 쾌거라고 설명했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예방 중심의 선제적 설비 관리와 자재 품질 확보를 위한 구매기술 정착 등 엔지니어링 절차를 강화했다"며 "설비 고장을 사전에 감지하는 통합 온라인 감시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발전소의 불시정지를 예방하고 원전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 여름철 전력 수급에 기여…1.5% 전력 예비율 추가 확보

한수원은 연간 79억kWh의 전기 생산이 가능한 신월성 2호기가 전력 피크에 맞춰 준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임에 따라 약 1.5%의 전력 예비율을 추가로 확보함으로써 여름철 전력 수급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한여름에는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한수원은 '원전 안전운영 대책'을 수립하고 지난 2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전력 수급상황 대책실을 24시간 운영하며 유관기관과 협조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비상 대응팀'과 '고장 대응분석 전문가그룹'을 운영해 비상 상황에도 긴급대응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전력 수급 위기경보 수준에 따라 전직원 행동요령 매뉴얼을 마련하는 등 국민이 안심하고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수원은 운영 원전 기수 면에서 프랑스 EDF와 러시아 로스아톰에 이은 세계 3번째 규모 회사로 신뢰와 소통, 안전 최우선 원칙을 바탕으로 안전한 원전 운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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