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뒷이야기> 사춘기 딸에서 영감 받은 '인사이드 아웃'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11 1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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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뒷이야기> 사춘기 딸에서 영감 받은 '인사이드 아웃'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밝고 명랑했던 11살짜리 딸이 어느 날 갑자기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변했다.

미국에서 사춘기 반항이 시작되는 시기로 여겨지는 나이가 11살이라고 한다. 11살 소녀의 사춘기가 시작된 것이다.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명가 픽사(PIXAR)에서 '몬스터 주식회사', '업' 등을 연출하며 오스카상을 두 차례나 받은 피트 닥터(47) 감독에게도 이런 시련은 찾아왔다.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만한 이런 경험을 피트 닥터 감독은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사랑하는 딸의 변화가 딸의 머릿속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라는 의문으로 이어졌고, 감정을 의인화하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이런 영감을 받아 탄생한 작품이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픽사가 열다섯 번째로 내놓은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이다.

간단하다고 생각될 만한 줄거리는 주인공 11살 소녀 '라일리'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생각을 서사화하고, 사고·감정의 영역을 시각화하면서 꽉 채워진다.

피트 닥터 감독은 이번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심리학자, 뇌과학자 등 전문가들에게 자문하며 5년 동안 시나리오를 고쳐 썼다.

다섯 가지 감정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을 캐릭터로 선정하는 과정도 모두 과학적인 근거와 치열한 토론에 기초했다.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이 과연 몇 개인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할 수밖에 없었다. '쇼핑 중독'이나 '자만'도 캐릭터 후보였다는 뒷이야기가 재미있다.

머릿속 사고·감정 체계의 시각화에는 생리학을 바탕으로 시상하부, 뇌하수체, 현미경으로 보이는 세포들의 모양에 착안했다.

피트 닥터 감독은 "한 번도 눈으로 보지 못했던 낯선 영역을 시각화해야 했다"며 "익숙함이 전혀 없으면 상호작용을 할 수 없어서 익숙하면서도 낯선 것을 찾으려고 했다"고 전했다.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요소'는 이번 영화가 그간 뇌·감정·이성 등 인지과학 연구 성과를 은유로 풍성하게 녹여내는 동시에 이를 애니메이션답게 재미있고 쉽게 풀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피트 닥터 감독이 강조한 바는 이번 작품의 철학적인 부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 영화의 주인공격인 캐릭터 '기쁨'의 비중은 후반부로 갈수록 떨어지는 반면, 캐릭터 '슬픔'의 중요성과 비중은 점차 커진다.

피트 닥터 감독은 "슬픔은 표현하면 서로 돕고 배려하게 되는 공동체 의식이 살아있는 감정"이라면서 "살아가면서 슬픔이 중요한 감정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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