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동네타임즈 이채봉 기자]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휴가에 읽으면 좋을 추천도서 10권을 선정해 발표했다.
진흥원 산하 좋은책선정위원회 위원 10명이 "여름휴가에 읽으면 좋은 책"을 기준으로 삼아 2~3배수로 올린 책들 가운데 위원 간 협의를 거쳐 10권을 추렸다.
각 추천서 목록과 추천위원의 추천사를 발췌 정리해 소개한다.
▲ 엄마의 뜰(최일옥·그물) = 한 가족이 겪게 된 한국동란의 아픈 체험담. 한국동란은 무수한 고통과 상실과 몰염치와 악착과 분투를 낳았으나 또한 숱한 사랑의 기적을 낳았다. 이는 우리 가족과 이웃의 상처와 위력을 비춰주는 깊은 거울이다. 가정이라는 귀중한 울타리를 다시 한 번 둘러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서지문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명예교수)
▲ 시린 아픔(소피 칼·배영란 옮김·소담출판사) = 프랑스 사진작가 소피 칼의 이별과 이후 고통에 관한 이야기. 진실과 허구를 가늠할 수 없는 독특한 구성은 그 자체로 매혹적이다. 타인의 아픔과 나의 고통을 상대화하면서 무거운 삶들 속에 생긴 상처들을 치유하기에 좋은 책이다.(김영숙 미술 에세이스트)
▲ 다시, 나무를 보다(신준환·알에이치코리아) = 평생을 나무 연구에 바쳐온 저자의 나무에 관한 성찰을 담은 에세이. 나무는 흔들리지 않아서가 아니라 서로 포용할 줄 알아서 진정 강하다. 그렇지만 아파서, 자신을 치료하기 위해 향기를 낸다. 우리가 마시러 가는 그 피톤치드는 나무의 아픈 향기다. 나무에서 배우지 못하는 인간 사회를 돌아보는 계기를 준다. (이진남 강원대 철학과 교수)
▲ 조선 사람의 세계여행(규장각한국학연구원 편·글항아리) = 조선 시대에 타국에 나가 견문을 넓히고 국내에 이를 소개한 이들의 이야기.
21세기 글로벌시대를 사는 현대인으로서 '해외여행'이라는 코드로 한국 역사를 조망하고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내용은 유익하고 문장은 깔끔해, 여름 휴가철 여행길에서 읽기에 제격이다. (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 중국인 이야기 1~4(김명호·한길사) = 치밀하지 않은 목차 구성이 되레 묵직함을 내려놓게 한다. 가독성이 좋아 피서 대신으로 제격이다.
정사인데 야사처럼 풀어낸 인물 뒷면의 속내와 연결망은 소설처럼 펼쳐진다. 품질과 농도는 낮지 않다. 일독하면 바로 다음 권을 기대하게 될 것이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특임교수)
▲ 하멜 표류기(헨드릭 하멜·김태진 옮김·서해문집) = 네덜란드인 헨드릭 하멜이 1653년 조선에 표류한 뒤 겪게 된 일들에 대한 기록.
당시 조선 사람들은 세계가 12개 왕국으로 이뤄져있다고 생각했다. 시계의 끝은 태국 정도. 네덜란드는 남쪽 오랑캐 정도로만 알았다고 한다. 일본이 인식한 세계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2세기 후에 전개될 망국의 씨앗은 여기서 이미 싹텄다. (서병훈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사람을 남겨라(정동일·북스톤) = 리더십에 관한 흥미롭고도 깊이 있는 분석을 담은 책. "손가락 하나만 움직여 만명의 종업원들을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는 한 기업 최고경영자의 말은 역설적으로 리더십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이준호 호서대 경영학부 교수)
▲ 궁궐의 우리 나무(박상진·눌와) = 고궁산책을 원한다면 꼭 권하고 싶은 책.
경복궁이든 창덕궁이든 우리 궁궐에 분포한 식생에 대한 자세한 지도와 사진이 궁궐 나들이의 즐거움을 배가시켜줄 것이다.
걷다가 궁금해지면 그냥 펼치면 된다. 그러면 그 나무의 전체적인 모습뿐 아니라, 꽃, 열매, 줄기, 나무껍질 등 각 부위의 사진까지 볼 수 있다. 나무의 유래, 얽힌 일화, 역사 기록 등 다양한 읽을거리도 곁들여져 있다. (이한음 과학 전문 저술 및 번역가)
▲ 파도야 놀자(이수지·비룡소) = 엄마와 함께 한적한 여름 바닷가에 온 아이가 파도를 향해 달린다.
파도는 자연 그대로 아이가 다가가면 물러나고 물러나면 다가온다. 그렇게 탐색하고 놀고 다투고, 뜻밖의 즐거움에 소리치며, 자연의 두 존재는 흠뻑 젖어 하나가 된다.
올 여름 바닷가에 간다면 이 그림책을 꼭 장만해야 한다. 바닷가에 갈 수 없다면 더욱 이 그림책이 필요하다. (이상희 시인 겸 그림책 작가)
▲ 모두 깜언(김중미·창비) = 크고 작은 결핍을 지니고 서로 사랑하는 진짜 농촌 사람들의 삶 이야기. 13년간 강화도에서 거주하며 농촌공동체를 꾸려온 작가의 삶이 그대로 묻어난다.
나의 곁에서 매일 마주치고 부딪치는 사람들이 내 삶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주는 성장 동력이다. 그 사람들에게 모두 '깜언'(베트남어로 '고맙다'는 뜻)이라 말하고 싶다. (김영찬 서울 광성중학교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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