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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내 면세점 예정 사업부지 (서울=연합뉴스) 서울시내 2개 대형면세점 신규 사업자로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의 합작법인인 HDC신라와 한화그룹 계열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선정됐다. 또 중소면세점 신규 면허는 하나투어의 SM면세점이 선정됐다. 사진 왼쪽부터 HDC신라면세점 예정 사업부지인 용산 아이파크몰,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면세점 부지인 여의도 63빌딩, 종로구 인사동 하나투어 SM면세점 조감도.(하나투어 본사를 리모델링해 면세점으로 활용) |
'도심 밖 새 관광수요 창출'이 승부 갈랐다
"명동·동대문 식상하다" HDC신라-용산·한화-여의도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수개월 동안 유통업계, 나아가 재계 전체를 뜨겁게 달궜던 '서울시내 면세점 대전'의 최종 승자가 결국 HDC신라(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와 한화갤러리아로 결정됐다.
두 업체는 공통적으로 "명동·동대문 중심 시내 일변도의 면세점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광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해왔고, 이 전략이 결과적으로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두 곳의 면세점 입지도 용산 아이파크몰과 여의도 63빌딩으로, 현재 중국인(유커) 등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명동이나 동대문 등 시내와 상당히 떨어져있다.
양창훈 HDC신라면세점 대표는 사업계획서 제출 직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첫 마디부터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갈 곳이 없다'고 말합니다. 명동과 동대문 좀 구경하고 물건 하나 사는 게 고작이라는 말입니다. 이미 한국이 식상해졌다는 얘기인데, 그런 서울 도심에 또 하나의 면세점을 짓는 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라고 현실을 꼬집었다.
그냥 앉아서 관광객을 기다리는 면세점이 아니라 해외 관광객 수요를 스스로 창출해 끌어들일 수 있는 면세점을 만들겠다는 얘기다.
HDC신라면세점의 사업계획서에는 실제로 신규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전략이 포함됐다. 우선 아이파크몰 내 '이벤트 파크'를 활용, 2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1천500평 규모의 한류 문화 공연장을 마련하고, SM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주요 연예기획사와 제휴를 통해 이 공간에서 공연이나 팬 사인회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HDC신라면세점은 이미 SM과 '한류 활성화' 업무 협약까지 체결했다.
현재 아이파크몰 내 용산역사 대합실 일부에는 국내에서 가장 큰 500평짜리 중국식당이 들어선다. 유커(중국인 여행객) 관광객을 겨냥한 것인데, 단계적으로 일본·동남아 관광객을 위한 대형 관광식당도 잇따라 선보인다.
HDC면세점 쇼핑과 'KTX호남선 당일여행', 'KTX호남선 1박2일 여행' 등을 묶은 패키지 관광 상품을 지방자치단체 등과 함께 내놓고 면세점 쇼핑객들에게 할인 등의 혜택도 준다. 면세점 안에는 지역 특산물 홍보관도 들어선다.
한화 역시 줄곧 '한강 주변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여의도 면세점을 서울의 새로운 명소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강조해왔다.
황용득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여의도 입지와 관련, "한강 유람선 선착장, 국회 의사당, IFC몰, 수산시장 등 여러 주변 관광시설과 63빌딩 내 전망대·수족관·뮤지엄 등을 잘 꿰어서 하나의 '관광 목걸이'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위해 한화그룹은 자신들이 주관하는 여의도 '서울세계불꽃축제'의 콘텐츠도 한국콘텐츠진흥원 등과 함께 강화할 계획이다. 축제 당일 낮 시간부터 K-POP 콘서트, 비보이 공연, 미디어파사드 공연 등을 덧붙여 '서울의 대표적 볼거리'로 행사를 키우겠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한화는 한강유람선 프로그램, 노량진수산 시장 투어, 한류스타 초청 콘서트, 여의도 봄꽃 축제, 에코·힐링 투어, 종합병원과 연계한 의료관광 등 13개의 신규 관광 프로그램을 통해 여의도 63빌딩 인근 관광 자원을 적극 개발할 계획이다.
아울러 HDC신라의 경우, 합작 법인 자체를 성사시킨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결단과 추진력, 아낌없는 지원도 유무형으로 심사 결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 9일 마지막 프레젠테이션(PT) 면접 당시 현장까지 실무 CEO들과 동행하며 격려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현장 지휘'는 가장 든든한 후광이 됐다.
또 한화갤러리아의 승리에는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부채비율 44%)과 신용등급(A+) 등 탄탄한 재정 능력도 힘을 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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