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70년> 재일민단 단장 "日혐한, 동포사회에 큰 타격"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10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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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공태 씨 인터뷰…"한일정상회담 성사위해 우리도 노력할 것"
△ 지난 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오공태 민단 중앙본부 단장

<광복70년> 재일민단 단장 "日혐한, 동포사회에 큰 타격"

오공태 씨 인터뷰…"한일정상회담 성사위해 우리도 노력할 것"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요새 참 어렵습니다."

재일동포를 대표하는 단체인 재일본대한민국민단(재일민단)의 오공태 중앙본부 단장은 3일 도쿄 미나토(港)구의 사무실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광복 70주년의 소회를 부탁하자 이 짧은 말로 긴 이야기를 시작했다.

식민 모국이었던 나라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키며 살기 원하는 다수 재일동포들 어깨에 놓인 겹겹의 짐을 반영하는 말이었다.

1945년 해방 이후로도 일본의 '동화 정책' 속에서 재일동포들이 한국 국적과 한국식 이름을 유지하며 사는 것은 애초 여러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었다. 거기에 더해 2000년대 들어 대대적으로 부각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는 모국이 한국인지 북한인지에 관계없이 재일 한인에 대한 일본인의 시선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 그리고 혐한 시위와 일상에서 접하는 일본인들의 반한 정서는 최근 수년간의 한일관계 악화 속에 더해진 새로운 짐이다.

특히 오 단장은 일본인의 일상에 깊이 침투한 혐한 정서가 재일동포의 생계에 주는 타격이 크다고 소개했다.

그는 "일본 사람들은 혐한 감정을 가지고 있으면 '야키니쿠(일본식 불고기)'도 잘 먹지 않고, 한국 음식점에도 좀처럼 가지 않는다"며 "(도쿄의 코리아타운인) 신오쿠보(新大久保)에는 도산하는 매장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재일동포가 운영하는 파친코에 대한 당국의 감독과 규제가 최근 특히 엄격해졌다면서 양국 관계의 현재 분위기와 전혀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 '일본인'으로 살기를 택하는 동포들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고 오 단장은 밝혔다.

그는 "근년들어 연간 재일동포 5천명 안팎이 일본으로 귀화하는데, 귀화자 중에는 '뉴커머(1980년대 이후 일본에 넘어온 이들)'도 많다"며 "또 일본인과 결혼함으로써 일본 국적을 취득하는 이들도 많아 요즘 민단에 (한국 국적을 보유한) 젊은 세대가 줄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악화일로를 달리던 한일관계에 최근 개선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점과, 작년과 재작년 극심했던 혐한시위의 빈도가 최근 줄어든 점 등에 동포사회는 고무돼 있다고 오 단장은 소개했다.

특히 민단 지방지부를 중심으로 일본 각 지방 의회에 집중적으로 호소한 결과 혐오시위를 규제하는 법률을 만들라고 중앙 정부에 요구하는 지방의회의 결의 채택이 잇따랐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2일 기자회견에서 혐오 시위의 실태조사에 곧 착수하겠다고 공언한 것도 민단 입장에서 의미있는 성과였다.

아울러 수교 50주년의 의미까지 더해진 올해 민단 차원에서 양국 관계의 '교량' 역할을 다방면에서 모색 중이라고 오 단장은 밝혔다.

10월 하순 재일동포 500명과 일한친선협회 소속 일본인 500명이 함께 한국을 방문하는 프로그램과 1998년 동계올림픽을 치른 나가노(長野)현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치르는 강원도와의 교류 주선 등이 민단이 추진중인 대표적 활동이다.

한편, 인터뷰를 하는 동안 오 단장은 누차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피력했다. 한일간의 모든 문제가 정상회담 한 번으로 해결될 순 없지만 한국에 대한 일본 사회 내부의 '공기'를 바꾸는데는 정상회담이 불가결하다고 그는 보고 있었다.

오 단장은 "언론보도처럼 가을에 정상회담이 열리길 기대하고 있다"며 "우리 민단도 일본 정부 등을 상대로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일동포 2세인 오 단장은 1970년 나가노(長野)현 스와(諏訪)시 민단 지부 문교과장, 나가노 한국청년상공회장, 나가노 민단 선전부장 등을 역임한 뒤 2005∼2006년 나가노 민단 단장, 2006∼2011년 민단 중앙본부 부단장을 거쳐 2012년 2월부터 단장을 맡아왔다. 2010년 4월부터는 도쿄한국학교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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