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남부연합기 퇴출법에 서명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10 06:2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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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한 펜 9개, 총기 참사 유족에 전달
10일 주 의사당서 남부연합기 철거 후 박물관서 보관
△ 니키 헤일리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9일(현지시간) 주 의사당에서 공공장소에서의 남부연합기 퇴출 법안에 서명했다. 헤일리 주지사가 이날 서명에 사용한 펜 9개는 지난달 17일 흑인 교회에서 백인 우월주의자의 총격에 사망한 흑인 9명의 유족에게 전달된다.(EPA=연합뉴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남부연합기 퇴출법에 서명

서명한 펜 9개, 총기 참사 유족에 전달

10일 주 의사당서 남부연합기 철거 후 박물관서 보관



(댈러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니키 헤일리 주지사가 9일 오후 4시(현지시간) 흑백 차별 논란을 부른 남부연합기를 공공장소에서 퇴출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지난달 17일 백인 우월주의에 사로잡힌 청년 딜런 루프(21)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의 유서 깊은 흑인 교회에서 총기를 난사해 성경 공부를 하던 흑인 9명을 살해하는 참극이 벌어진 지 22일 만이자 주(州) 내 공공장소에서 남부연합기를 단 지 53년 만이다.

루프가 남부연합기를 휘날린 사진이 그의 소장품에서 발견되면서 인종 차별의 소지가 큰 남부연합기를 퇴출하자는 목소리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를 비롯해 미국 전역, 전방위에서 분출했다.

헤일리 주지사의 요청으로 공공장소에서 남부연합기를 달지 못하도록 발의된 법안은 지난 6일 주 상원에 이어 이날 오전 주 하원마저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했다.

주 의사당에 나타난 헤일리 주지사는 서명 전 참극의 희생자를 떠올리며 "숨진 9명이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역사를 영원히 바꿨다"며 "우리 주에 위대한 날"이라고 의미를 뒀다.

희생자 유족에 둘러싸여 발언대 옆에 마련된 책상에 앉은 헤일리 주지사는 미리 준비된 여러 개의 펜을 차례로 사용하며 법안에 서명했다.

그는 서명을 마치고 나서 "사인에 사용한 펜을 희생자 9명의 유족에게 하나씩 건넬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는 10일 오전 10시 주 의사당에 펄럭이던 남부연합기를 내릴 참이다. 깃대에서 내려온 깃발은 주 의사당에서 가까운 남부연합 유적 군사 박물관에 보관된다.

남부연합기는 남북전쟁(1861∼1865년) 당시 노예제 존치를 주장하며 북부군(연방군)에 대적한 남부연합군이 사용한 깃발이다.

남부군의 후손들로 이뤄진 단체들은 남부연합의 역사를 간직하고자 이 깃발을 계속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루프의 참사를 계기로 인종차별을 조장하는 남부연합기를 퇴출하자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면서 이런 주장은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는 흑인의 민권운동 붐이 번지던 1962년부터 남부연합기를 주 의사당에 달았다. 의사당 지붕에서 휘날리던 깃발은 2000년 주 하원 앞 잔디 쪽 깃대로 옮겨졌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찰스턴은 남북전쟁의 첫 포성이 울린 곳이자 4년 후 북군이 승리를 선언하고 사실상 전쟁의 마침표를 찍은 상징적인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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