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첫 여성 대법관 후보자 인준안 부결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09 17: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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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첫 여성 대법관 후보자 인준안 부결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에서 기대를 모았던 첫 여성 대법관 탄생이 좌절됐다.

9일 파지와크아프간뉴스(PAN)에 따르면 아프간 하원은 전날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지명한 아니사 라술리(48·여) 대법관 후보자 인준안 표결에서 참석 의원 193명 가운데 절반에 못 미치는 88명 찬성으로 부결했다.

카불 소년항소법원장을 지낸 라술리 후보자는 이날 의원들에게 "정의와 기본권을 수호하고 평등과 실력 위주의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 자히르 카디르 하원 부의장은 그녀의 인준안이 부결되자 "대통령에게 다른 후보자를 다시 지명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취임 때부터 고위직에 여성 진출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한 가니 대통령은 그동안 각료직과 주지사에 각각 4명과 2명의 여성을 임명했다.

하지만, 이번 인준안 부결로 그가 천명한 여성 우대 정책이 자칫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성 의원인 슈크리아 바라크자이는 라술리 후보자의 인준안 부결을 "재앙"이라며 "가니 대통령이 다음 대법관 후보자도 여성을 지명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프간에서는 1996∼2001년 탈레반 정권 때 여성이 남성 보호자 없이 혼자 외출하는 것도 금지됐을 정도로 여성의 사회활동이 극도로 제한됐다.

미군의 공격으로 2001년 탈레반 정권이 붕괴하고 14년이 지나면서 아프간의 여성 인권이 다소 향상됐지만, 인권운동가들은 올해 3월 수도 카불에서 한 20대 여성이 코란을 불태웠다는 누명을 쓰고 반박도 제대로 못 한 채 군중에게 몰매를 맞아 숨졌을 정도로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지적한다.

라술리 후보자의 지명과 관련해서도 이슬람 성직자 단체 등은 여러 차례 반대 시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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