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정치극 이번엔 성공할까…KBS '어셈블리' 15일 첫방송
'정도전' 작가 집필…정재영·송윤아 주연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정적이 없는 권력은 고인 물과 같소이다." "군주의 힘과 권위를 갖지 못한 자가 용상에 앉아 있다는 것은 모두에게 비극일세."
고려 말 조선 초를 다룬 KBS 1TV 대하사극 '정도전'(2014)은 대사 하나하나가 빛났던 작품이다.
오늘의 정치 세태와도 교묘히 맞물리는 명대사들을 뽑아냈던 '정도전'의 정현민 작가가 이번에는 현대정치극으로 돌아온다.
15일 밤부터 방송되는 KBS 2TV 수목드라마 '어셈블리'다.
'어셈블리'는 해고된 조선소 용접공에서 국회의원이 된 진상필(정재영 분)과 주변 인물들을 중심으로 우리 국회에서 벌어지는 일을 담는다.
뛰어난 정무 감각을 가진 진상필 의원의 보좌관으로 배우 송윤아가, 집권당 최대 계파를 이끄는 백도현 의원 역으로 장현성이 등장한다.
이 밖에도 '정도전' 이인임 연기로 화제를 뿌렸던 박영규가 집권당의 노회한 정객을 맡았으며, 국회에 입성한 젊은이 김규환 역에는 가수 겸 배우 옥택연이 캐스팅됐다.
국회에서 10년 동안 보좌관으로 일했던 정 작가가 여의도를 무대로 삼았다는 점에서 드라마에 대한 기대는 높다.
정 작가는 자신이 정통한 여의도 세태를 사실적이고 생동감 있게 살려낼 것으로 보인다. 정 작가 팬들은 이번에는 어떤 어록들이 탄생할지 궁금해하고 있다.
하지만 '어셈블리'가 정치 사극을 애청하면서 현실정치극은 유독 외면해 왔던 시청자들로부터 어느 정도 호응을 끌어낼지는 미지수다.
정 작가가 5년 전 공동 집필한 KBS 2TV '프레지던트'도 대통령의 탄생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냈으나 성적은 신통치 못했다.
신하균과 이민정이 국회의원으로 호흡을 맞춘 SBS TV '내 연애의 모든 것'(2013)도 시청률이 4%로까지 내려앉을 정도로 부진했다.
이번 드라마 또한 여의도 세태를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데 치중하다가, 지루한 '그들이 사는 세상'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연출자인 황인혁 PD는 9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극적인 재미를 제대로 살리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치 드라마 특성상 (정치판에 대한) 묘사도 있지만, 기성 정치인들의 삶과 정치판에 새로 입성한 사람들의 삶을 통해 인간의 희로애락도 다루면서 흥미를 잃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황 PD는 "정치인 '그들만의 리그'가 되는 것이 가장 우려되는 점"이라면서 "다큐멘터리가 되지 않도록 진상필의 다양한 주변 인물들을 통해 친근하게 이야기를 다루겠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일부 공개된 드라마의 기본 구도와 출연자 면면은 현실에서 본듯한 강한 기시감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황 PD는 이와 관련된 물음에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고 누군가를 연상하면 어쩔 수 없겠지만 특정한 분을 롤모델로 삼지는 않았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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