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 북극해 원유 시추 조만간 개시…돈방석? 실패작?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다국적 석유기업인 로열 더치 셸이 이달 안에 알래스카 북쪽 북극해에서 원유 시추에 들어간다.
셸은 2개의 거대한 원유 시추 장치인 '폴라 파이어니어'와 '노블 디스커버러'를 알래스카 북쪽의 추크치해로 옮기고 있으며 이번 달 셋째 주에 시추를 시작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추 장치의 운반에는 선박 30척과 비행기 7대가 동원되고 있다.
시추는 자원의 존재나 지질 구조 등을 파악하기 위해 구멍을 뚫는 과정으로, 원유 개발을 위한 절차가 본격화됐다는 신호이다.
셸의 도전이 돈방석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가장 비싼 실패작 중의 하나로 끝날지는 1년여 뒤에 판가름날 전망이다.
셸은 3년 전에도 북극해에서 시추를 추진했으나, 시추시설이 좌초하는 바람에 좌절했다.
셸의 경영진은 이번에는 비용과 안전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벌써부터 달갑지 않은 일이 생기고 있다.
우선 두 군데 동시 시추가 힘들어졌다.
지난주에 미국 정부가 바다코끼리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반경 15마일 이내에서는 2군데 동시 시추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 7일에는 시추장치를 끌고 가는 선박에 작은 금이 발견돼 현재 수선을 검토 중이다.
지금까지 셸은 북극 유전 개발을 위해 60억 달러(약 6조8천억 원)를 투자했으며, 올해 진행될 시추 작업에 추가로 10억 달러가 소요된다.
셸이 시추장치를 설치한 곳에서 1년여 뒤에 원유가 확인된다고 하더라도 원유를 생산하는 데는 10년가량 더 걸릴 것으로 셸 측은 전망하고 있다.
한편, 다른 대규모 석유기업들은 북극해 시추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
엑손모빌과 셰브론은 원유 가격 하락 등의 이유로 북극해 시추를 고려하지 않으며, 러시아의 국영 기업인 OAO 로즈네프트도 북극 개발 계획을 보류했다. BP 등이 포함된 컨소시엄은 2020년 이전에는 북극해 개발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지난달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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