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야오방 생애 다룬 영화 제작…"대표 업적 빠져"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올해 탄생 100주년(11월22일)을 맞은 '비운의 지도자' 후야오방(胡耀邦·1915∼1989)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생애를 다룬 영화가 제작된다.
8일 후난일보(湖南日報) 등에 따르면 후 전 총서기를 주제로 하는 영화 '청춘 격동의 시대'가 지난 5일 그의 고향인 후난(湖南)성 류양(瀏陽)에서 촬영에 들어갔다.
샤오샹(瀟湘)영화그룹이 제작하는 영화는 40대인 후 전 총서기가 1950년대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중앙위원회 서기 시절 신중국 건설을 위해 열정적으로 청년들을 격려한 이야기 등을 다루고 있다.
영화제작자 류한청(劉漢城)은 문예와 청춘, 격려,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 제작을 위해 후 전 총서기의 베이징(北京) 고택이 재현되고, 후 전 총서기 역을 맡은 배우 왕닝(王寧)은 긴 머리를 잘랐다.
그러나 후 전 총서기의 셋째 아들인 후더화(胡德華)는 홍콩 명보(明報)와의 인터뷰에서 "영화제작자의 호의에는 감사하지만, 영화가 선택한 주제가 대표성도 없다"고 지적했다.
후더화는 "문화대혁명 이후 혼란 수습과 개혁·개방이 아버지의 평생에서 가장 빛나는 업적"이라며 "현재는 이런 것을 이야기하는 자체가 매우 민감한 데다 언급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기 때문에 아무런 논란이 없는 주제로 촬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춘격동의 시대'는 오는 10월 중순 상영될 예정이다.
한편, 후더화는 당국에 후 전 총서기와 관련한 기록물 촬영을 신청해 허가가 났으며 당국이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후 전 총서기는 1987년 공산권 몰락 위기 속에서 발생한 학생시위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이유로 덩샤오핑(鄧小平)에 의해 축출됐다. 그가 1989년 4월 15일 사망하면서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촉발됐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시절 그를 사실상 복권한 중국은 공산당 차원에서의 공식적인 복권을 하지는 않았지만,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아 공산당 차원의 서적 출판 작업이 이뤄지는 등 공식 복권이 임박했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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