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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영화인들 "국적 불문 닿는 부분 있다"…영화 보편성 강조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미국 뉴욕에서 열리고 있는 '제14회 뉴욕아시안영화제'의 일환으로 11일까지 열리는 '한국영화특별전'에 즈음해 미국을 찾은 한국 영화인들은 한국 영화의 소재가 가진 보편성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도 관객층이 확장되기를 기대했다. 왼쪽 세번째부터 부지영 감독, 심재명 명필름 대표, 한준희, 임순례 감독. 2015.7.7 photo@yna.co.kr |
한국 영화인들 "국적 불문 닿는 부분 있다"…영화 보편성 강조
뉴욕 한국영화특별전서 여성제작자·감독 작품 위주로 12편 상영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제14회 뉴욕아시안영화제' 참석을 위해 미국을 찾은 한국 영화인들은 한국 영화들의 소재가 지닌 보편성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도 관객층이 확장되기를 기대했다.
한국의 유명 제작자인 영화사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 여성 영화감독인 부지영·임순례 감독과 한준희 감독은 6일(현지시간) 오후 뉴욕 링컨센터 월트리드 극장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이번 영화제의 부대행사로 오는 11일까지 열리는 '한국영화특별전' 출품작에 대해 설명했다.
뉴욕아시안영화제는 링컨센터 필름소사이어티와 서브웨이 시네마가 해마다 여는 영화제다.
영화제 사무국과 뉴욕한국문화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한국영화특별전은 올해 여성 제작자와 감독을 조명했다.
'한국영화 카메라 뒤의 개척자와 여성들'이라는 부제로 '화장'(임권택), '카트'(부지영), '그때 그사람들'(임상수), '와이키키 브라더스'(임순례), '섬'(김기덕),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진모영), '소셜포비아'(홍석재), '차이나타운'(한준희) 등 12편이 미국 현지의 관객을 만나고 있다.
영화제 주최 측은 이번 출품작은 한국에서 벌어지는 삶의 이슈들을 다루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이는 최근 미국 할리우드 영화들과 차별화되는 대목이라고 평했다.
이날 기자회견의 문답 내용 요약은 다음과 같다.
--한국영화특별전의 영화를 통해 미국인들이 무엇을 얻기를 희망하는가.
▲(부지영 감독) 제 영화 '카트'는 노동이라는 소재를 다룬다. 비정규직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이고, 그래서 보편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소재다. 외국에서 한국의 표면에 대해서는 많이 알지만, 이면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비정규직, 청소년 자살 문제 등 사회 문제는 어디에나 있고 한국에서도 심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가 서로에 대해 안다는 것은 겉이 아닌 속을 알아가는 과정인데 이번 영화제가 그런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임순례 감독) 제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정서는 매우 한국적이지만, 미국인이라도 어린 시절의 순수한 꿈이 생활에 부닥치며 마모되고, 현실과 괴리되는 과정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영화는 보편성이 있는 매체라고 본다.
▲(한준희 감독) 제 영화도 한국적 얘기이지만, 동시에 삶에 대한 얘기라는 보편성이 있다. 국적을 불문하고 닿을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20년 전과 비교했을 때 한국에서의 영화 제작 상황이 어떤가. 더 어려워졌는가.
▲(심재명 대표)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기로 불리던 20년 전은 에너지가 넘치고, 창의적인 영화에 도전, 실험, 모험할 수 있는 시기였다.
지금은 아쉽게도 한국 영화산업이 자본과 유통·배급의 힘으로 움직이고 있다.
창작자의 입장과 그들의 영향력, 가치를 존중하는 분위기가 예전보다 많이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제가 한국 영화계에서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영화를 만들고, 어떤 역할을 할지 늘 생각하고 책임감을 느낀다. 부단하게 영화 만들기를 쉬지 않을 생각이다.
--미국서 상영되는 한국 영화가 한국 동포가 아닌 외국인을 더 많이 관객으로 끌어들이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임순례 감독) 서양 중에서도 특히 미국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영화를 보는 관객이 제한돼 있고 일반 대중도 많이 낯설어 하는 것 같다. 더 많이 보여주고 교류하고 익숙하게 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본다.
--여성 영화인으로서 장점과 어려움은 무엇인가.
▲(부지영 감독) 여성이 결혼하고, 출산하고, 계속 영화감독으로 활동한다는 것이 한국 영화계에서는 전반적으로 희소한 일이다. 격려를 많이 받는다.
다만, 여성은 항상 소수자라는 느낌이 있다. 내가 서 있는 위치가 주변이고 (영화계 속의) 네트워킹에서 밀려난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심재명 대표) 대학 영화과에서는 여학생이 50%인데 여성감독 숫자는 지난해 겨우 7%다. 한국 영화계에서 여성 영화인은 고단하고 힘들다.
그러나 '카트'에서 나타나듯 한국 여성 노동자의 삶을 주목하는 것은 여성 감독이었다. 한국 사회가 안은 문제에 대해 고민이 깊다는 것도 여성 감독의 특징이다.
▲(임순례 감독) 한국에서 여성 감독은 훨씬 불리한 지점이 많다. 배우와 감독 간, 투자자와 제작자 간의 관계 형성이 네트워킹(인맥)을 통해 많이 이뤄지는데 여전히 여성을 배제하는 문화가 있다 보니 여성에게는 기회가 굉장히 적게 온다.
그래도 과거와 비교해 달라진 것은 그런 불리함들을 극복하기가 나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 여성 감독들이 당장 가시적 결과가 안 나오더라도 꾸준하고 묵묵하게 영화를 만드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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