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T-커머스 진출 성공…시장 커지나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신세계그룹이 T-커머스(TV 방송을 활용한 전자상거래) 사업에 뛰어들면서 향후 관련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T-커머스 시장 규모가 아직 홈쇼핑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지만 이미 2천만을 넘어선 디지털TV 가입자 수를 바탕으로 미래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 시각이다.
◇ 신세계, 드림커머스 최대주주로 T-커머스 진출
7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6일 신세계그룹에 "드림커머스 최대주주 변경 안건을 승인한다"고 통보했다. 기존 T-커머스 사업자인 드림커머스의 최대주주로서 신세계가 결격 사유가 없다고 정부가 인정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조만간 드림커머스의 유상 증자에 참여, 최대 주주 지위에 오를 예정이다. 아울러 2~3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새로운 신세계만의 T-커머스 방송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오랫동안 홈쇼핑 채널을 갖지 못한 '한'을 T-커머스 사업 진출로 푸는 것이라고 하지만 T-커머스는 홈쇼핑과는 전혀 별개의 신성장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 KTH·홈쇼핑업체에 신세계까지…'춘추전국시대'
T-커머스는 TV 방송을 통한 전자상거래를 뜻하는 'TV-커머스'의 줄임말이다. 디지털TV를 통해 양방향 데이터 전송이 이뤄지면서 TV 리모콘으로 화면 속 상품을 골라 구매하고 결제할 수 있게 됐다.
국내 T-커머스 시장의 틀은 지난 2005년 옛 방송위원회가 '상품판매형 데이터방송 사업자'로 TV홈쇼핑 계열 5곳(GS·CJ·현대·롯데·NS)과 비(非)TV홈쇼핑 계열 5곳(KT하이텔·아이디지털홈쇼핑·드림커머스·SK브로드맨드·W쇼핑) 등 10곳을 선정하면서 갖춰졌다.
하지만 당시 T-커머스가 가능한 디지털 유료방송의 가입자 수 자체가 너무 적었기 때문에 T-커머스는 수년동안 제대로 싹을 틔우지 못했다.
새로운 전기를 맞은 것은 2010년 이후 디지털 기반의 IPTV가 빠르게 보급되면서부터다.
이에 힘입어 2012년 8월 KT의 자회사 KTH는 국내 최초로 기존 홈쇼핑 채널의 부가 서비스 수준을 넘어선 독립채널방식(채널+주문형비디오+양방향서비스) T커머스 '스카이T쇼핑'을 개국했다.
이어 아이디지털홈쇼핑의 '쇼핑 앤(&)티(T)'(2013년), 화성산업의 '드림 앤(&) 쇼핑'(2014년), SK브로드밴드의 'B쇼핑' 등이 잇따라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들어서는 그동안 시장 분위기만 살피던 기존 TV홈쇼핑 업체들까지 대거 T커머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롯데 원(ONE)TV'(롯데홈쇼핑), '플러스샵'(현대홈쇼핑), 'CJ오쇼핑 플러스'(CJ홈쇼핑)가 지난 4~5월 경쟁적으로 문을 열었고 하반기 GS홈쇼핑·NS홈쇼핑·W쇼핑 등도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신세계까지 드림 앤 쇼핑의 최대주주로서 본격 서비스에 나서면, 그야말로 T-커머스 시장은 초기 '춘추전국' 시대를 맞을 전망이다.
◇ T커머스, 홈쇼핑 1%에도 못 미치지만 연 2~3배씩 '점프'
이처럼 참여 사업자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아직 T-커머스 시장 규모는 '형님'격인 홈쇼핑에 비해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커머스협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T-커머스(데이터홈쇼핑) 취급액(총매출)은 800억원으로, TV홈쇼핑(12조원)의 0.6%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너도 나도 T-커머스에 뛰어드는 것은 머지않은 미래에 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해 '성숙 단계'에 이른 기존 홈쇼핑 시장을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말께 T-커머스 활용이 가능한 디지털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2천273만명으로 홈쇼핑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2천893만명과 비교해 거의 차이가 없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T커머스 올해 매출은 작년(800억원)의 세 배를 넘는 2천500억원에 이르고 2016년에는 7천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전망대로라면 IPTV·케이블TV·위성TV 등을 통한 전체 TV홈쇼핑 매출 성장률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2%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KTH 관계자는 "유료방송의 디지털 전환율이 70%에 이르고 신규 사업자가 계속 진입하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T-커머스 시장이 본격 성장기에 접어들 것"이라며 "기술적 차별화를 바탕으로 드라마, 영화 등 주문형비디오(VOD)를 시청할 때 화면의 연관 상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VOD 연동형 T커머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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