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독일 '친환경에너지 마을' 보봉마을을 가다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05 11: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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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에너지하우스·헬리오트롭·패시브하우스 등 눈길
연합군 주둔 변경마을서 '깨끗하고 쾌적한' 생태마을로 변신


<르포> 독일 '친환경에너지 마을' 보봉마을을 가다

플러스에너지하우스·헬리오트롭·패시브하우스 등 눈길

연합군 주둔 변경마을서 '깨끗하고 쾌적한' 생태마을로 변신



(보봉<독일 프라이부르크>=연합뉴스) 이봉준 기자 = 지난달 22일 독일 남부 프랑스 접경지역인 프라이부르크시(市) '보봉(Vauban)' 마을.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 속에 독일 중부도시 프랑크푸르트에서 버스로 3시간여를 달려 마을에 도착했다.

410㎢ 면적에 2천500여가구, 5천500여명이 사는 보봉마을은 2차대전 이후 연합군으로 진주한 프랑스군이 주둔하며 프랑스식 지명인 '보봉'이란 이름을 얻었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친환경 에너지 마을'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보봉마을은 과거 프랑스군이 쓰던 막사를 주거지로 개조해 쓰는 집들을 군데군데 볼 수 있다.

보봉마을은 1992년 프랑스군이 철수하며 친환경 에너지 마을로서 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활용의 모범사례인 이 마을은 세계 곳곳에서 벤치마킹을 하고 있고, 독일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티에리 캐스토 프라이부르크시 친환경에너지TF 국장이 전했다.

친환경에너지TF는 프라이부르크시가 보봉마을의 친환경 개발계획을 위해 시민위원 등으로 조직한 연구팀이다.

캐스토 국장의 안내로 마을 내 플러스에너지 하우스와 헬리오트롭, 패시브하우스 등 친환경 에너지 집들을 돌아봤다.







먼저 찾은 '플러스에너지 하우스'는 패시브하우스에 지붕 형태 태양광 설비를 설치한 공동주택이다.

패시브하우스는 3중 창호나 단열재 등을 사용해 건물의 열 누출을 막아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주택을 말한다.

즉 패시브하우스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 에너지 소비는 줄이고, 필요한 전력은 직접 생산·사용하는 게 플러스에너지 하우스의 기본 개념이다. 국내에서는 '액티브 하우스'란 이름으로 불린다.

보봉마을에서는 현재 60여가구가 플러스에너지 모델을 도입했고, 공동주택 한 동에 보통 5가구가 살며 전력을 공동 생산하고 있다.

플러스에너지 하우스에 사는 주민들은 태양광 설비에서 생산되는 전기로 자체 수요를 충족하고도 남아 전기요금을 내지 않는다.

오히려 남아도는 전기를 인근 발전소에 팔아 월평균 100∼120유로(약 13∼15만원) 가량의 전력판매 수익을 거둔다고 한다.

태양광 설비는 지붕 위에 그대로 집광 패널을 부착한 형태로, 옥상에 별도 철제 프레임을 시공해 부착하는 우리나라 방식과 조금 다르다.

태양광 패널을 철제 프레임 없이 지붕에 직접 붙이기 때문에 시공비가 저렴하고 지붕 보온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태양광 모듈에서 주택에 이르는 거리도 짧아 전선 길이도 단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발길을 다시 마을 북쪽으로 옮겨 '헬리오트롭'을 찾았다. 헬이오트롭은 독일 건축학자 롤프 디쉬가 설계하고 건설해 본인이 직접 거주하고 있는 친환경 주택이다.







원형 모양의 발전설비 꼭대기에는 태양[053620] 궤도에 따라 모듈이 움직이는 태양광 설비가 설치돼 있다.

국내에서는 '태양광 트래커'로 불리며, 기존 고정형 태양광 설비보다 15∼20% 높은 발전효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을 빙 둘러싸고 있는 난관은 투명 유리관으로 만들어졌는데, 유리관 하나하나가 태양열 집열기라고 한다. 태양광이 빛으로 전력을 만드는 것이라면 태양열 집열기는 태양열로 온수를 데우는 장치이다.

남쪽으로 다시 방향을 틀어 '패시브하우스'로 지어진 공동주택을 찾았다.

패시브하우스는 창호와 벽자재를 통해 단열효과를 최대화한 것이 특징으로, 주택과 주택 사이를 최대한 붙여 난방 효율을 높였다.

문제는 여름에 덮다는 것인데, 냉방장치를 설치하는 대신 주변에 커다란 나무를 심어 자연 그늘을 형성해 온도를 낮추고 있다.

난방은 기본적으로 가스를 사용하지만 지하에 공용으로 사용하는 목재보일러도 있어 우드팁과 폐지, 말린 쓰레기, 바이오매스, 폐기물 자원 등도 사용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있다.

군부대가 떠난 낙후지역이던 보봉마을이 신재생에너지 마을로 변신한 것은 정부나 시 당국의 계획이라기보다 지역 주민과 학생들이 구성한 보봉포럼을 통해 자발적으로 추진됐다고 캐스토 국장은 전했다.

캐스토 국장은 "한때 슬럼화됐던 보봉마을이 주민과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신재생에너지 모범 마을로 떠오르고 있다"며 "보봉마을과 같은 사례가 독일은 물론 전세계로 퍼져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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