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칙한 옥상이 농장으로…경찰지구대의 색다른 변신
인천 서부경찰서 가좌지구대 옥상에 농장 조성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칙칙했던 경찰지구대 옥상이 농작물 가득한 농장으로 변신했다.
인천 서부경찰서 가좌지구대 옥상에 농장이 조성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4월부터.
신임 순경 2명이 최재룡(48·경감) 지구대장에게 "옥상에 상추라도 키울 수 있게 텃밭을 가꾸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평소 형님 농장에서 틈틈이 농장일을 거들던 최 경감이 흔쾌히 이를 수용하면서 먼지만 날리던 옥상이 푸르름이 넘치는 농장으로 서서히 변모하기 시작했다.
5일 현재 40㎡ 남짓한 옥상에는 상추·깻잎·가지·호박·옥수수·고추·취나물 등 10여 종의 농작물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옥상 농장 한편에는 40도 각도로 경사지게 수세미 넝쿨을 두르고 밑에 탁자와 의자도 놓아 휴식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다.
지구대장과 경찰관들은 자발적으로 쉬는 시간을 이용, 틈틈이 스티로폼 상자를 모으고 출근할 땐 자가용에 퇴비를 싣고 와 농장을 조성했다.
지구대장인 최 경감 형님의 농장에서 대부분 흙이나 농작물을 공수해 왔기 때문에 별도의 비용이 들지도 않았다.
소속 경찰관들은 자기가 직접 키우는 농작물 앞에는 작은 이름표를 붙이고 자기 농장처럼 정성껏 가꾸고 있다. 상추나 깻잎은 수시로 수확해 함께 먹기도 하고 남는 것은 집으로 가져가기도 한다.
20년 이상 된 낡은 건물이지만 농장이 조성된 이후에는 옥상 표면온도도 낮아져 지구대 내부도 훨씬 시원해졌다.
매일 취객과 씨름하며 심신이 지친 경찰관들도 아늑한 휴식공간이 생긴 덕분에 정서 안정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가좌지구대는 농장의 벼를 수확할 수 있는 가을에는 관내 유치원·어린이집 원생들을 초청해 순찰차 체험, 교통사고 예방교육을 벌이며 농장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최재룡 지구대장은 "옥상 농장이 에너지 절감, 농작물 수확, 직원 휴식처 활용 등 1석3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직원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조성된 녹지공간을 지역 주민과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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