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경비 중단 여파'…20년 전통 관악부 문 닫나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04 11: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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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상급 옥천여중 관악부 운영비 없어 해체 위기
△ 운영난으로 텅 비어있는 옥천여자중학교 관악부 연습실.

'교육경비 중단 여파'…20년 전통 관악부 문 닫나

국내 정상급 옥천여중 관악부 운영비 없어 해체 위기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옥천여자중학교 관악부인 '예다움'이 운영난으로 해체될 위기에 놓였다.

4일 이 학교에 따르면 한해 3천만원가량 편성되던 관악부 운영비가 올해 610만원으로 줄어 악기의 소모품 교체는 물론 대회 출전 준비가 힘겨운 상황이다.

1996년 공립 여자중학교에서는 처음으로 창단된 이 학교 관악부는 지난해 대한민국 관악경연대회와 춘천 관악경연대회 금상을 차지한 실력파 단원 40명으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전국대회 수상 횟수만 20차례가 넘는다.

그러나 2년 전 정부가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지방자치단체의 교육경비 보조를 제한, 옥천군의 예산지원이 끊기면서 운영이 팍팍해졌다.

관악부에서 악기를 관리하고 강사 초빙, 대회 준비 등을 하는 데 필요한 돈은 한해 3천만원 안팎이다.

지난해는 교육장의 재량사업비를 지원받아 부족한 예산을 메웠으나 올해는 이마저 중단되면서 정상적인 활동이 불가능해졌다.



이 학교 관악부 단원 중에는 저소득층이나 결손 가정 등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운영난을 심해져도 학부모 지원 등을 기대하기는 힘든 형편이다.

보다 못한 학교장과 교사들은 최근 호주머니를 털어 500만원을 관악부에 내놨다.

이를 전해 들은 학교운영위원회 등이 정성을 보태고 나섰지만, 연습을 제대로 못 한 단원들은 다음 달로 예정된 2종의 전국대회 출전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은숙 교장은 "한 번 대회에 나가려면 교통과 숙식비로 적어도 400만원 이상이 든다"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언제까지 관악부 운영이 가능할지 장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가난한 지자체의 교육경비 지원을 막으면서 도시와 농촌의 교육격차가 심화되는 등 교육현장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되고 있다"며 "이는 결국 농촌 교육을 황폐화하고 인구 유출을 부추기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학교 학부모회는 관악부 운영비 마련을 위해 이달 20일 바자회를 열기로 했다.

현영순 학부모회장은 "20년 전통이면서 국내 정상급으로 발돋움한 관악부가 해체되는 일이 없도록 다양한 지원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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