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나 르포> 첫 공용 와이파이에 쿠바 젊은이들 '판타스틱!'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04 09: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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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부터 시내 번화가에 첫 와이파이 서비스…쿠바 모바일족 인기
△ (아바나<쿠바>=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쿠바의 젊은이들이 3일(현지시간) 아바나 시내 최대 번화가인 23번가 주변에서 전날 첫 선을 보인 공용 와이파이로 모바일 기계를 사용하고 있다. 대부분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지만, 데이터 전송 속도에서는 불만을 나타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2015.7.4 cany9900@yna.co.kr

<아바나 르포> 첫 공용 와이파이에 쿠바 젊은이들 '판타스틱!'

2일부터 시내 번화가에 첫 와이파이 서비스…쿠바 모바일족 인기



(아바나<쿠바>=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 첫선을 보인 공용 와이파이는 모바일 이용자에게 어떻게 다가왔을까.

3일(현지시간) 오후 아바나 시내 최대 번화가인 23번가 건물 주변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을 보며 고개를 숙인 젊은 남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쿠바 국영통신업체인 에텍사(ETECSA)가 23번가에 포진한 주요 극장과 나이트클럽, 사무실 건물 등에 라우터를 설치해 전날부터 본격적으로 공용 와이파이를 가동하자 모바일 족(族)이 한껏 기대감을 안고 길을 가다 멈춰 서 쓸 수 있는 와이파이를 검색하기 시작한 것이다.

공용 와이파이는 정보기술(IT)이 앞선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국에서야 특이할 만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인터넷 보급률 3%로 세계에서도 바닥 수준인 쿠바에서는 미국과의 외교 정상화 소식만큼이나 귀가 번쩍 뜨일 뉴스다.

실제 외신은 아바나 도심에서 1일 와이파이를 시험 가동하자 이를 즐기려고 시민들이 밤에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제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심의 특정 지역에서도 와이파이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하게 된 아바나 시민은 진일보한 편리함에 일단 만족했다. 아직은 불안정한 와이파이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는 시민도 있었다.

그간 호텔과 에텍사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 등에서 모바일 기기로 와이파이를 사용해 왔다는 30대 한 여성은 "환상적이다"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특히 "데이터 전송 속도가 호텔에서 사용하던 것과 비슷하다"며 쓸만하다는 평을 내놨다.

에텍사가 시간당 4.5 CUC(쿡·약 5천400원)이던 사용료를 지난달 2.5 쿡으로 내린 데 이어 또 2쿡으로 인하하면서 그는 가격도 나쁘지 않다고 곁들였다.

그러나 요안드리(29)라는 남성 모바일 기기 이용자는 "오늘 미국에 사는 동생 생일이어서 축하의 글을 보내야 하는데 와이파이가 불안정해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에텍사가 29일 밤부터 공용 와이파이를 테스트했다"면서 "데이터 전송속도가 느려 페이스북 페이지가 열리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요안드리는 "에텍사의 인터넷 카페에서 5쿡짜리 이용권을 샀는데 금세 다 썼다"며 돈을 날린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다른 나라 젊은이처럼 휴대 단말기를 손에 끼고 사는 남녀 학생 무리도 속도가 빠르지 않아 '아직은 글쎄'라며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휴대 단말기의 성능, 연식에 따라 약간씩 데이터 전송 속도에 차이를 느낄 법했지만, 연합뉴스가 와이파이에 접속해 연합뉴스 모바일 홈페이지를 연 결과 속도에 큰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거리에 인파가 넘치기 조금 이른 시간에 만나긴 했지만, 사람들이 더욱 물려 와이파이망에 몰린다면 충분치 못한 라우터 탓에 전송 속도가 느려질 것은 불 보듯 뻔해 보였다.

공용 와이파이를 이용하려면 에텍사에서 판매하는 이용 카드를 사야 한다. '나우타'(Nauta)라는 도메인으로 들어가 사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 이용 아이디가 적혀 있고, 즉석복권처럼 긁으면 비밀번호가 나온다.



정보의 공유에 목마른 쿠바의 젊은이들은 새벽 늦게까지 호텔 로비를 찾았다. 문을 닫지 않아 와이파이 이용카드만 있으면 언제든 '세계의 창'과 접속할 수 있는 덕분이다.

일반 가정, 2011년 이후 늘어난 개인 식당 등에서는 여전히 와이파이 이용을 꿈꿀 수 없다.

가격은 여전히 큰 문제다. 쿠바 일반 직장인의 평균 월급이 20∼30쿡(2만 4천원∼3만6천원)인 상황에서 1시간 이용료는 월급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큰 액수다.



에텍사의 여러 지점에서는 이용 카드를 2쿡에 팔지만, 호텔에서는 여전히 6쿡을 받는다. 호텔에 투숙하는 외국인이야말로 에텍사와 쿠바 정부의 곳간을 메우는 주요 소득원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내건 국교 정상화의 조건인 인터넷망 확충을 받아들인 쿠바는 2020년까지 전 국민에게 인터넷을 보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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