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탄광' 조선인 등 강제연행·노동시설로 악명
![]() |
△ 미 하원 연명서한 "전쟁포로 반영 안된 日세계유산 등재 반대"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가 4일(현지시간) 일본의 산업혁명시설에 대한 세계유산 등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미국 연방 하원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마이크 혼다(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을 비롯한 미 하원의원 6명은 3일 마리아 뵈머 세계유산위원회 의장 앞으로 연명 서한을 보내 "이번 등재 신청에는 2차 대전 당시 연합국 전쟁포로의 역사가 포함돼 있지 않다"며 반대 입장과 함께 세계유산위가 일본 정부에 등재 신청을 수정하도록 공식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명 서한에는 혼다 의원 이외에 크리스 깁슨(공화·뉴욕), 마크 타카노(민주·캘리포니아), 짐 맥거번(민주·매사추세츠), 대럴 이사(공화·캘리포니아), 찰스 랭글(민주·뉴욕) 의원 등 민주, 공화 양당에서 초당적으로 참여했다. 사진은 연명 서한. 2015.7.4 seephoto@yna.co.kr |
미국 하원의원들 "전쟁포로 아소 탄광서 노예노동 제공" 비판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가문기업 지목하며 日세계유산등록 반대서한
'아소 탄광' 조선인 등 강제연행·노동시설로 악명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미국 하원의원 6명이 전쟁포로가 반영되지 않은 일본 산업혁명시설의 세계유산 등록에 3일 공개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아소 그룹'을 거명해 주목된다.
일제 강점기 악랄한 탄광 강제노동으로 악명이 높았던 이 기업이 일본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장관 집안이 대대로 소유한 아소 가업이기 때문이다.
마이크 혼다(민주·캘리포니아) 의원 등 민주·공화 의원들은 이날 마리아 뵈머 세계유산위원회 의장 앞으로 보낸 연명서한에서 "'일본군이 전쟁포로를 노예 노동자(slave labor)로 사용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한 해당 시설의 설명은 불안전한 것"이라면서 '아소 그룹' 등 일본 제국주의시대 탄광·에너지 기업을 두루 언급했다.
이들은 "일본이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는 8개 지역 중 5개 지역에 26개의 전쟁포로 수용소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쟁포로들이 미쓰이, 미쓰비시, 스미토모, 아소 그룹, 도카이 카본, 우베흥산, 신일본제철, 일본석유엔지니어링, 스미토모제철, 후루가와그룹, 덴카 등 일본의 거대 산업체에 노예 노동을 제공했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전쟁 포로들이 이들 기업이 소유한 탄광과 제철회사 등에 끌려가 강제노동을 했다는 지적인 것이다.
특히 이 가운데 '아소 그룹'은 92대 총리를 지낸 일본 정계의 거물 아소 부총리 집안이 대대로 소유한 기업이다.
아소광업소로 시작해 추후 아소탄광→아소시멘트로 이름이 바뀐 이 기업은 일제 강점기 1만623명의 조선인을 끌고가 노예노동으로 혹사시킨 가장 악랄한 강제징용시설로 꼽혀왔다.
아소 탄광은 조선인 광부 400여명이 임금차별과 인권유린을 견디다 못해 1932년 3주간 총파업을 단행했을 정도로 인권탄압 시설로 악명이 높았다. 도망자도 가장 많았던 시설로 꼽힌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아소 그룹 등을 언급하며 "또 다른 세계유산위원국인 한국은 수만 명의 자국인 남녀가 징집돼 거의 노예와 같은 상태에서 노역했다"고 적시했다.
이 기업은 아소 부총리의 증조부인 아소 다키치가 창업해 아소 가문의 가업으로 이어져 왔다. 아소 부총리 자신도 부친에 이어 정계입문 전 아소탄광의 후신인 아소시멘트의 사장을 지낸 바 있다.
아소 그룹이 악명높았던 또 다른 이유는 이 회사가 다른 기업들처럼 단순히 징용자들에게 강제노동만 강요한데 그치지 않고, 일본 정부에 조선인 강제연행을 요청하고 한반도에서의 연행자 색출 등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했기 때문이다.
아소 그룹은 당시 전쟁이 격화돼 일본 젊은이들이 전장으로 다수 징발돼 노동인력이 부족해지자 후생성에 조선인 징용을 요청했고 이에 따라 1939년부터 연행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가 1850년부터 1910년까지의 산업혁명시설 기록만 등재를 추진하는 것도 이러한 전쟁포로 및 강제징용 시기를 비켜가기 위한 '꼼수'로 풀이된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