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29명이 진단한 한국사회 불평등
이정우·이창곤 등이 쓴 '불평등 한국, 복지국가를 꿈꾸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빈부격차는 공중(public)에게 가장 오래되고 가장 치명적인 질병이다."
로마시대 철학자이자 '영웅전' 저자인 플루타르코스가 한 말이다.
이 말에서 알 수 있듯 불평등은 인류 사회의 오랜 질병이었다. 그러나 현대사회로 들어설수록 불평등은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위험수위가 더 깊어지는 모습이다.
토마 피케티, 폴 크루그먼, 조지프 스티글리츠, 앤서니 앳킨슨 등 세계적 석학들이 잇달아 불평등의 문제를 화두로 들고 나온 것도 이런 상황을 방증한다.
이정우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등 29명의 전문가가 함께 쓴 '불평등 한국, 복지국가를 꿈꾸다'는 바로 이 불평등의 문제, 특히 한국사회의 불평등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한때 피케티 열풍이 불었을 만큼 한국 학계나 출판계에서도 불평등은 '뜨거운 감자'다.
이 책을 기획한 이창곤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장은 그러나 최근 우리 사회에서 부는 '불평등 바람'이 서구에서 불어온, 노래로 따지면 번안곡과 같은 모양새라고 비판한다.
또 그나마 보건이나 사회과학 분야에서는 불평등의 문제를 오랜 기간 고민해왔지만, 정작 이 문제를 가장 적극적이고 깊숙이 다뤄야 할 경제 분야에서는 연구가 실망스러울 정도로 부족하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우리(사회)가 과연 '우리 안의 불평등'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정확히 얼마나 어떻게 불평등한가? 무엇보다 불평등을 완화하거나 줄이는 실천적 행동이 뒤따르고 있는가?"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책은 서구 학자의 말이 아닌, 노동·경제·보건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보고 분석한 '우리 안의 불평등'에 대해 논한다.
오랜 기간 불평등 문제에 천착해온 이정우 교수의 '한국은 왜 살기 어려운 나라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이 책의 1부는 한국사회의 불평등 수준을 진단한다.
2부에서는 세제, 복지,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불평등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한다.
3부는 이정우 교수와 이창곤 소장의 대담으로 구성됐다.
후마니타스. 509쪽.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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