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자동차 '저스트 인 타임' 현장을 가다
연간 9만대 생산 도요타시 모토마치공장
(도요타·나고야=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지난 1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의 도요타 모토마치공장.
공장 방문자를 안내하는 도요타 직원은 먼저 그 유명한 도요타의 '저스트인타임'(Just-in-Time) 생산 방식부터 소개했다.
필요한 것을 필요한 때에 필요한 양만큼 만들어내 재고를 최대한 줄이고 비용을 낮추는 이 방식은 지난 수십년간 세계의 수많은 기업의 생산 방식에 영향을 미쳤다.
저스트인타임은 공장으로 들어온 부품상자에서부터 시작된다.
부품상자에는 부품의 정보를 담은 종이가 붙어 있는데 도요타는 이를 '간반'이라고 부른다.
요즘은 IT 기술의 발달에 따라 QR코드를 인식해 부족한 부품이 있으면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 주문하는 식으로 불필요한 재고를 줄인다고 도요타 직원은 설명했다.
공장과 협력업체에서 온 부품은 생산 순서에 맞춰 재배치돼 생산라인에 공급된다.
저스트인타임과 함께 도요타의 2가지 생산 원칙 가운데 하나는 '자동화'로 작업자 스스로 일한다는 뜻이라고 도요타 관계자는 설명했다.
품질은 각 공정 작업자가 만들어내고 불량품을 다음 공정에 보내지 않는다는 의미가 있다.
이날 둘러본 조립라인에서는 자동차가 컨베이어벨트 위에서 느리게 이동하는 가운데 분주하게 조립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손을 뻗으면 닿는 높이에 줄이 걸려 있었는데 작업 과정에서 차질이 생기면 이 줄을 당겨 경보음을 울리고 리더에게 보고하게 돼 있다.
도요타 관계자는 "리더가 문제를 바로 해결하지 못하면 라인을 정지하는데 그렇게 해서라도 불량품을 다음 공정으로 안 보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업의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녹색, 황색, 적색 등 3가지 색의 램프가 라인에 설치돼 있는데 작업 중에는 녹색, 정상적으로 조립이 이뤄지면 황색, 비정상일 때는 적색등이 켜진다.
조립 작업은 자동차의 문이 달리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지고 있었는데 1981년부터 효율을 높이고자 시작한 방식이라고 도요타 관계자는 설명했다.
도장 작업을 한 다음 문이 달린 상태에서 조립을 하다보니 불편하기도 하고 문에 흠집을 낼 우려도 있었지만 문을 떼고 조립을 하자 작업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이다.
공장에서는 이날의 생산 목표와 현재의 생산 대수, 예상 잔업시간을 전광판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공장에서는 2교대 근무로 하루 340대 가량을 만들어낸다. 140초당 1대꼴이다.
1959년 크라운 모델 생산 공장으로 조업을 시작한 이곳은 나고야돔 구장의 35배 크기인 160만㎡에서 직원 4천명이 연간 9만대를 생산하고 있다. 해외 공장 가운데 11곳의 기술을 지원하는 거점공장이기도 하다.
지난해부터는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도 생산하고 있다.
품질 개선과 비용 절약을 위해 크기가 비슷한 차종의 플랫폼 등을 공유하는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 시스템도 하반기부터 이곳을 중심으로 다른 공장으로 본격 확산된다.
공장 방문에 앞서 50㎞ 정도 떨어진 나고야에 있는 도요타산업기술기념관을 둘러볼 기회도 있었다.
이 기념관에서 먼저 보게 되는 것은 자동차가 아닌 방직기계다. 도요타 창업자이자 현 사장 도요타 아키히로의 할아버지인 도요타 기이치로가 태어난 지 100년이 되는 1994년 개관한 이 기념관은 기이치로의 아버지인 사키치가 방직기를 발명하고 세웠던 공장 건물을 그대로 활용했다.
기념관의 이지마 관장은 "도요타자동직기라는 회사와 도요타자동차의 창립총회 열린 도요타그룹의 발상지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도요타 사키치의 대표작인 G형 자동직조기를 비롯해 일본 경제산업성으로부터 근대화산업유산으로 지정된 방직기 12대가 있다.
솜에서 실을 뽑아내는 것부터 방직 작업까지 여러 작업 과정이 시연됐다.
이지마 관장은 "도요타는 지금은 차를 만들지만 연구와 창조의 정신이 중요하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원점이 이곳"이라고 말했다.
방직기계를 다 둘러보고 나면 도요타자동차의 역사가 한눈에 들어오는 자동차관이 나온다.
1935년 출시된 첫 제품인 트럭은 품질이 떨어져 실패로 시작했지만 좋은 차를 싸게 팔아야 한다는 철학이 이때 비롯됐다고 이지마 관장은 설명했다.
1936년 첫 승용차로 생산된 AA형부터 현재까지 도요타의 역사를 시대별로 볼 수 있다.
프레스, 조립 등의 작업 공정을 실제와 비슷하게 시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기념관이 도요타의 과거를 보여주는 곳이라면 도요타가 꿈꾸는 미래는 도요타시에 있는 에코풀타운에서 엿볼 수 있다.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출시한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를 위한 수소스테이션이 우선 눈길을 끌었다.
도시가스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며 차량에 수소를 공급해주는 곳으로 가스회사가 운영한다.
수소 충전시설을 갖추는 것은 수소차를 보급하는데 핵심 과제다. 설치비는 50억원 가량 드는데 에너지업체와 정부가 부담하고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 등은 정부 지원금 외에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3개사가 수소차 매출에 따라 분담해 충당하기로 했다.
도요타는 차량뿐만 아니라 주택에도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하는 '스마트 하우스'를 확산시키고 있다.
스마트 하우스는 차고에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이나 전기차를 충전하고 정전이 되면 차량의 전기를 집 안으로 보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태양광 발전으로 만들어내는 에너지량과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체크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거실, 주방, 안방 등 각 구역뿐만 아니라 냉장고, TV 등 각 기기에서 쓰는 에너지 정보도 관리된다.
스마트하우스는 인구 42만명인 도요타시에 67대의 실증주택이 보급돼 있다. 이들 주택에서 이산화탄소 감축량은 평균 56%에 이른다고 도요타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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