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진보 상징 워런의 샌더스 칭찬…반 힐러리 진영 서나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미국 '진보진영의 상징'으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 민주당 잠룡인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을 공개로 칭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보스턴 헤럴드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워런 의원은 전날 매사추세츠 우스터에서 열린 비즈니스 원탁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샌더스 의원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준비한 듯 칭찬 발언을 이어갔다.
워런 의원은 "버니(샌더스)는 미국인들이 듣고 싶어하는 이슈에 대해 이야기한다"면서 "개인적으로 버니가 주창하는 이슈를 좋아한다. 모든 대선 후보가 (버니 처럼) 큰 이슈에 대해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런 의원은 다만 샌더스 의원을 공개로 지지하고 그를 위해 선거운동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런 말을 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삼갔다.
또 샌더스 의원이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꺾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언급을 자제했다.
워런 의원이 비록 샌더스 의원 공개 지지 여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미 정치권에선 그의 발언을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특히 그의 지지그룹인 '레디 포 워런'(Ready for Warren) 소속 고위급 인사 2명이 최근 샌더스 의원에 대한 공개 지지를 표명한 직후 워런 의원의 '샌더스 칭찬' 발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미 워런 의원이 이른바 '코드'가 맞는 샌더스 의원을 지지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한다.
본인의 의사와 관계 없이 여전히 '힐러리 대항마'로 거론되는 워런 의원이 만약 대선 출마 뜻을 완전히 접고 샌더스 의원을 지지할 경우 샌더스 의원의 '돌풍'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샌더스 의원은 대선 풍향계로 통하는 뉴햄프셔 주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을 10% 포인트 차로 바짝 뒤쫓는 등 예상 밖의 선전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클린턴 전 장관 캠프에도 '샌더스 경계령'이 내려진 상태다.
한편, 하버드대학 법과전문대학원 교수 출신으로 여성인 워런 의원은 초선임에도 개혁적 성향 덕분에 당내에서 '진보 총아'로 불리고 있으며 지금도 진보 진영으로부터 대선 출마 압박을 받고 있으나 본인은 여전히 대선과 거기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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