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홍콩 재정장관과의 악수 놓고 관측 '분분'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9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 국제행사에서 존 창(曾俊華) 홍콩 재정사 사장(장관격)과 악수를 나눈 것을 두고 홍콩 정계에서 무성한 추측이 일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협정문 서명식이 열릴 인민대회당에 입장한 직후 여러 중국 대표단 단원 가운데 창 사장과만 악수했다고 홍콩 언론이 30일 보도했다.
시 주석이 해외 AIIB 회원국 대표가 아닌 중국 대표단 단원 중 한 명인 창 사장과 악수를 한 것은 극히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의 특별행정자치구인 홍콩은 AIIB가 설립된 이후 비주권 회원국으로 가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정계에서는 시 주석이 창 사장과 악수한 것이 차기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으로 창 사장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내비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퉁치화(董建華) 전 홍콩 행정장관이 1996년 1월 장쩌민(江澤民) 당시 중국 주석과 악수한 다음해인 1997년 초대 행정장관에 선임된 전례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당시에도 이들이 나눈 악수의 의미를 놓고 해석이 분분했다.
도널드 창(曾蔭權) 전 행정장관도 2005년 5월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주석과 11초간 악수한 지 한 달 만에 행정장관에 선임됐다.
초이치컹(蔡子强) 홍콩중문대 정치행정학 조교수는 빈과일보에 "시 주석과 창 사장의 악수가 장 전 주석과 퉁 전 행정장관의 악수를 떠올리게 했다"며 "중국 중앙정부는 시 주석의 악수가 추측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임스 티엔(田北俊) 홍콩자유당 의원은 명보(明報)에 "악수가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며 "중앙정부가 경쟁 없이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에게 5년 임기를 연임하도록 두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콩 정계에서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의결한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이 지난 18일 홍콩 입법회(국회격)에서 8표의 찬성표만 얻은 채 부결된 이후 렁 장관과 친(親)중국파 의원들에 대한 중국 당국의 신뢰가 하락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가 홍콩에 파견한 대표처 수장 격인 장샤오밍(張曉明) 홍콩 주재 중국연락판공실 주임은 29일 "중앙정부가 보고 싶지 않았던 (선거안 등) 정치개혁안 부결을 가져온 의원들이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앞으로 정치 개혁과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사평론가 조니 라우(劉銳紹)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중국 당국이 (차기 행정장관에 대한) 선호도를 이렇게 일찍 보일 필요가 없다"며 "중국 정치에서 악수가 의미를 가질 수 있지만, 이번에는 과도하게 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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