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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캇 워커 미국 위스콘신 주지사 (AP=연합뉴스) |
미공화 잠룡 워커, 주정부 적자가 대권도전 발목잡나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반(反)공무원 노조법' 입법을 통해 미국 공화당 내 스타 입지를 굳히고 대선 후보 선두그룹으로까지 부상한 스캇 워커(47) 위스콘신 주지사의 대권 도전 의지가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제기됐다.
29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은 "위스콘신 주 재정 적자 심화가 워커 주지사의 대선 출마를 방해하고 있다"며 세금 인하와 지출 삭감을 통해 경제 재건을 이루겠다던 그의 정책이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서 위스콘신 공화당과의 결속력 마저 약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위스콘신 주의회 전문가는 한때 "2015년 중반을 기점으로 위스콘신 주 예산 수지가 10억 달러(약 1조1천억 원) 흑자 상태로 전환되면서 워커 주지사의 대선 행로에 그럴싸한 훈장이 돼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위스콘신 주 재정은 22억 달러 적자 상태이며 주의회 주도권을 쥔 공화당은 상황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를 놓고 워커 주지사와 의회 간 의견 차가 심하다.
트리뷴은 "이같은 상황에서 경쟁이 본격화 한 공화당 대선 후보군에 섣불리 뛰어들 경우 자칫 약점을 잡힐 수 있기 때문에 워커 주지사의 공식 선언이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때 워커 주지사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던 위스콘신 공화당 의원들은 워커가 주도한 정책들이 결과물을 내지 못하자 독자 노선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은 워커 주지사의 초·중·고등학교 교육예산 삭감안에 반대했으며, 대출금으로 도로건설 사업을 추진해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도 승인하지 않았다. 또 워커가 밀어부친 대학 지원금 삭감 규모 폭을 줄이기도 했다.
'위스콘신 납세자 연맹' 측은 "워커 주지사와 공화당 의원들은 광범위한 세금 감면 정책이 주정부 경제를 되살리고 지불한 것 이상의 대가를 불러올 것이라고 자신하면서 아무런 대안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스스로 자초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스캇 피츠제럴드 위스콘신 주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세금 인하와 지출 삭감 정책이 문제가 아니라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미국 경제가 근본 원인"이라며 "전국적으로 경기가 되살아나면 위스콘신 상황도 자연히 나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감세가 새 예산안 편성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는 점은 인정했다.
워커 주지사는 2011년 취임 후 법인세 삭감과 규제 완화를 조건으로 내걸고 일리노이를 비롯한 인근 주 기업들의 위스콘신 이전 유치에 적극 나섰다.
그는 이같은 노력이 최소 25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미 연방 노동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그의 첫번째 임기 중 위스콘신 주 일자리는 11만9천 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1년부터 2014년 사이 위스콘신 주의 민간 부문 고용 성장 속도는 미국 50개 주 가운데 36위에 불과하고, '러스트 벨트'(Rust Belt)로 일컬어지는 미 북동부와 중서부 주 가운데 가장 낮았다. 지난 4년간 위스콘신 주의 민간 부문 고용 성장률은 5.7%, 전국 평균 성장률은 9.3%였다.
보수주의 유권자 단체 '티파티'를 등에 업고 2010년 위스콘신 주지사에 당선된 워커는 주정부 재정 적자를 이유로 공무원 복지 혜택을 축소하고 노조 단체협상권을 사실상 박탈해 대규모 시위를 불러일으켰으며 동시에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그는 2012년 주민소환 투표에 부쳐졌으나 극적으로 되살아났고,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후 '젊은 보수'를 자처하며 대권 야망을 표면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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