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영롱한 주옥으로 남은 여배우 진도희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1970년대 충무로 은막 스타였던 여배우 고(故) 진도희(본명 김태야)가 사후 '주옥'(구술과 옥)으로 남았다.
진씨의 외동딸인 정은정 씨는 29일 고인의 발인을 마친 뒤 유골을 주옥으로 제작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머니 생전 모습대로 청아하고 영롱한 주옥"이라면서 "고인께서 암 투병 환자였음에도 평소 몸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하셔서 최상급의 보석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어머니 생전에 이런 장례 문화와 절차를 의논했다"며 "예쁜 크리스털 함에 보이도록 담아 집에 보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인은 1972년 배우였던 박노식의 영화감독 데뷔작인 '자크를 채워라'에 주연으로 캐스팅되면서 영화계에 입문했다.
이후 '대추격'(1972), '늑대들'(1972), '체포령'(1972), '일요일에 온 손님들'(1973), '원녀'(1973), '서울의 연인'(1973), '죽어서 말하는 연인'(1974)에 잇따라 주연을 맡아 영화배우의 입지를 굳혔다.
신성일·신일룡·신영일 등 당대 최고의 미남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서구적인 마스크와 훤칠한 외모로 당시 글래머 여배우라는 이미지를 남겼다.
왕성한 활동을 하던 고인은 당시 조흥은행 창업주의 직손인 정운익씨와 열애로 은막을 떠났다. 이후 외식사업과 무역회사 중역으로 미국을 오가면서 성공한 사업가로 변신했다.
후일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미주 한국일보의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돼 문인의 길을 걸었고, '젖소부인'으로 유명해진 에로 전문 배우에게 예명을 도용당해 자신과 가족들이 고초를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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