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는 자유를 얻는 것"…김용택의 '어린이 인성 사전'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남의 아픔이 내 아픔이 될 때 진정한 이해가 시작됩니다."(이해)
"우리 모두에게 좋은 사람, 생각하면 그냥 좋은 사람이 존경받는 사람일 것입니다."(존경)
'섬진강 시인' 김용택(67)이 내놓은 '이해'와 '존경'의 정의다. 시인이자 아버지, 시골 학교 교사로 살아온 시인이 일생 수많은 아이와 어른을 마주하며 얻은 깨달음이다.
이마주에서 펴낸 '김용택 선생님이 들려주는 어린이 인성사전'은 시인이 평생 기대고 살아온 말들을 모아 만든, 어린이를 위한 '인성 사전'이자 '인생 사전'이다.
시인은 새벽 달빛으로 농사를 짓던 어머니와 밤이 깊도록 초가지붕을 이은 아버지에게서 '부지런'을 배웠다. 농촌 학생들이 하나 둘 도시로 떠나던 1970∼80년대, 마지막 제자를 도시로 떠나보내고 학교에 돌아오던 날 눈물을 흘리며 '우정'을 느꼈다.
외상을 하지 않고도 책을 사볼 수 있는 지금에 '만족'하고, 개구리 한 마리를 보고도 자동차 제동장치를 밟는 마음으로 '생명'을 사랑한다. '칭찬'은 "세상 사람들에게 내 마음을 아끼지 않고 주는 것"이며 '용서'는 "자유를 얻는 것", "새로운 출발"이라고 정의한다.
시인은 책 집필에 2년을 공들였다. 책에는 온기 넘치는 그의 인생이 가득 담겼지만 어떤 말들은 정신이 바짝 들게 한다.
'리더십', '여유', '절약', '경청', '열린 마음', '인정' 등 그가 정의한 50여 개의 단어는 여러 시인의 동시와 김용택의 글, 김세현 작가의 그림과 어우러져 차곡차곡 정리됐다.
시인은 작가의 말에서 "'어린이 인성 사전'은 하나의 낱말이 다른 낱말을 끌어안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책"이라며 "다시 말해 모든 것들이 홀로 존재할 수 없으니 함께 사는 방법과 지혜가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하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책은 내가 기대고 살아온 낱말들을 내 말과 내 마음으로 이야기해 놓은 것"이라며 "독자들도 낱말 하나하나에 대한 자기만의 정의를 내려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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