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남중 뒷산에 수백마리 백로떼 자리 잡은 이유는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29 16:4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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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남중 뒷산에 수백마리 백로떼 자리 잡은 이유는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우리나라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름 철새인 백로 수백 마리가 도심 한복판인 청주남중 뒷산에 둥지를 튼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2년 이 학교 뒷산에 처음 날아든 백로는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개체 수가 늘면서 최근에는 700∼800마리에 달하고 있다.

매년 3월께 알을 낳아 새끼를 부화한 뒤 9월께 다시 동남아시아 등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백로는 천적이 없으면서 새끼를 안전하게 기를 수 있고 먹이가 풍부한 지역에 터를 잡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특성을 고려해 볼 때 청주남중 뒷산은 백로가 서식하는 데 최적의 입지를 갖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서식지 인근에 유기농 농경지가 늘어났고 맹금류 등 천적이 없다는 점, 새끼를 안전하게 기를 수 있는 울창한 소나무는 개체수를 증가시킨 주요 원인이다.

박시룡 한국교원대 생물교육과 교수는 "청주남중 인근은 천적들이 없으며 새끼를 키우기에 안성맞춤인 울창한 소나무까지 갖추면서 백로들이 살기에 최적의 장소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생태하천으로 탈바꿈한 무심천과 주변 유기농 농경지가 백로에게 풍부한 먹이를 공급해주고 있다.

지역환경단체인 풀꿈환경재단 염우 상임이사 역시 "무심천 수질이 점차 개선되면서 물고기가 풍부해졌고 이를 먹이로 삼는 백로 역시 개체 수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심천이 이처럼 백로들의 안정적인 먹이 공급처가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청주시의 지속적인 환경 개선 노력도 한 몫 했다.

1980∼1990년대 만해도 무심천에는 각종 오염원이 떠다니고 심한 악취가 나는 등 물고기가 살지 못할 정도로 수질이 나빴다.

이에 따라 환경단체와 지역민들의 수질 개선 요구가 잇따랐고, 시는 2002년부터 5년간 무심천 자연형 하천 정화사업을 통해 복원에 박차를 가했다.

무심천 내 콘크리트 구조물을 돌로 변경하는 호안정비와 하상주차장을 철거해 녹지를 조성했다.

물의 흐름을 빠르게 해 오염을 막는 여울을 조성하는 사업도 함께 진행했다.

2008년에는 갈수기(10월∼5월) 기간에 대청댐관리공단으로부터 무심천 하천 수위 유지용수로 하루 6만t을 공급받아 일정한 수위를 유지하게 했다.

이후 2010년에는 수질오염원인 생활오수가 무심천에 흘러드는 것을 막는 하수처리구역 분류식화 하수관로 정비사업을 펼치고 있다.

생활하수는 비가 오지 않는 평일에는 옥산의 하수처리장으로 곧바로 흘러들어 가곤 했다. 그러나 비가 와 하수처리장의 처리한도를 넘어버리면 생활하수와 빗물이 합류해 무심천으로 곧바로 흘러들었다.

2016년 마무리될 이 사업은 비가 와 생활하수가 무심천에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방지하는 사업이다.

2011년부터 시작된 '고향의 강' 정비사업을 통해서는 무심천 주변에 생태 수로와 습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택에 지난 5월 시가 무심천에서 채수한 뒤 시행한 수질 검사에서 무심천은 비교적 양호한 2등급을 받았다.

청주시 관계자는 "시설적인 부분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토대청결운동과 각종 캠페인을 통해 수질보호 노력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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