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권 침해 논란 청주 남중 서식 백로떼 보호에 '방점'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29 10: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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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번식기 고려해 소독 강화…9월 서식지 이동 뒤 대책 마련


학습권 침해 논란 청주 남중 서식 백로떼 보호에 '방점'

청주시, 번식기 고려해 소독 강화…9월 서식지 이동 뒤 대책 마련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개체수가 급증, 악취와 깃털로 학생들이 곤욕을 치르면서 일각에서 철거 요구가 제기됐던 청주 남중학교 뒷산(잠두봉) 백로떼들의 보금자리에 대해 청주시가 '보호'에 방점을 찍었다.

백로떼가 번식을 마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까지 현재의 서식지 간벌 등에 나서지 않기로 한 것이다.

청주시는 전염병 전파 우려 등 남중 측이 제기하는 위생 문제와 관련해서는 서원구보건소와 수곡1동 사무소를 통해 주 3회에 걸쳐 급식실과 배수로 주변 등을 엄격하게 소독하기로 했다.

또 오는 30일에는 오전 8시부터 자연보호단체 회원 등 100명이 참가한 가운데 백로떼 서식지에서 정화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백로의 배설물과 부화 도중 죽은 새끼, 알껍데기 등을 치우겠다는 것이다.

다만 백로 새끼들이 한창 자라고 있는 시기여서 고사목과 잔가지는 일단 제거하지 않기로 했다. 작업 과정에서 깃털이 날려 학생과 교직원들의 피해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시는 철새인 백로떼가 오는 9월께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남중 뒷산 소유자인 청주교대, 조류 전문가들과 함께 간벌 등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남중 뒷산에 백로가 날아든 것은 2012년부터다. 처음에는 개체 수가 많지 않아 문제가 되지 않았고, 오히려 생태교육의 장으로 주목받았다.

그런데 올해 사정이 확 달라졌다. '백로 가족들'이 계속 불어나더니 700∼800마리가 소나무숲 일대를 눈처럼 뒤덮었다.

청주 외곽이 아니라 도심 숲에 둥지를 튼 것은 '청주의 젖줄' 무심천이 근처에 있어서다.

시는 무심천 수질 개선을 위해 생활오수 유입 차단(분류식화 하수관거 정비 사업), 월류수(오염된 빗물) 이송관로 설치, 자연형 하천 조성 등 사업을 벌여왔다.

이들 사업으로 무심천 수질은 생활용수 수준으로 몰라보게 좋아졌고, 물고기도 많아졌다.

결과적으로 먹이를 구하기가 쉽다 보니 무심천과 가까운 남중 뒷산에 집단 둥지를 큰 것으로 보인다.

멀리서 보기에 수많은 백로의 고고한 자태와 그들이 공중에서 펼치는 군무는 말 그대로 장관이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가까이에 있는 남중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는 골치 아픈 존재였다.

배설물 냄새 등이 심했고, 백로떼의 재잘거림은 소음에 가까웠다.

뒷산과 마주 닿아 있는 급식실은 악취, 깃털 등 문제로 창문을 열지 못할 정도가 됐다.

이렇듯 교육환경이 침해되다 보니 학교 측이 참다못해 청주시에 대책 마련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시 관계자는 "유해 조수도 아닌 백로들을 임의로 쫓을 수는 없지 않으냐. 다음 서식지로 이동한 후에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뜻을 남중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백로떼가 최소 급식소 주변만이라도 날아들지 못하게 하려면 인근 숲을 간벌하거나 소나무에서 다른 나무로 수종을 바꿔 심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 견해인 것으로 알려져 어떤 대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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