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뒷이야기> '연평해전' 현실감 살리기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2002년 한·일 월드컵 결승전 전날 발발한 제2연평해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 '연평해전'의 클라이맥스는 후반부 30여분간의 해전이다.
이 시퀀스(sequence·영화에서 하나의 이야기가 시작되고 끝나는 독립적인 구성단위)는 2002년 당시 실제 전투와 같은 시간으로 묘사됐다.
영화를 연출한 김학순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리얼리티(현실감)였기 때문이다.
바다 위를 실제로 오가는 탄환들과 공격으로 무너지는 함교 등 긴박하고 처절했던 전투 속 상황이 한국 전쟁영화로는 처음으로 3D로 재현됐다.
세트, 의상, 분장 등 영화 곳곳에는 해군의 모습과 그날의 상황을 똑같이 재현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해군의 군복은 계급과 근무지에 따라 각각 종류가 다르다. '연평해전'에서는 하정복부터 고속정복까지 다양한 종류의 해군 군복이 나온다.
영화에서 80% 이상 등장하는 고속정복은 의상팀이 적합한 원단을 찾는 데만 한 달이 걸릴 정도로 다양한 자료조사와 자문이 선행됐다.
'카포크'라고 불리는 빨간색 구명조끼는 긴급 상황이나 훈련을 할 때 착용해야 했기 때문에 제작진들이 이를 관리하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정장 윤영하 대위 역을 맡은 김무열은 "진해 해군 기지에서 장교 군복을 입고 촬영하는 과정에서 실제 군인들의 거수경례를 받는 데 익숙해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평해전' 제작진은 사실성 있는 세트 제작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숨 막히는 해상 전투의 폭파 장면과 좁은 선체 내부 촬영을 위해서는 세트 제작이 필수적이었다.
참수리 357호의 완벽한 재현을 위해 평택과 진해 함대에 있는 40m에 가까운 실제 고속정을 첨단장비인 3차원 스캐너까지 동원해 꼼꼼하게 실측했다.여기에 수많은 미니어처 제작 과정과 시뮬레이션 작업을 거쳤다.
리얼리티를 위해 육·해·공을 넘나드는 다양한 촬영방법도 동원됐다.
배 위에서의 모습은 통상적으로 세트에서 촬영이 진행되지만, '연평해전'의 배우와 스태프들은 군함과 고속정을 타고 직접 바다로 나가 해상 촬영을 감행했다.
이렇게 직접 바다로 나가 찍은 해상 촬영은 광활하고 박진감이 넘치는 장면으로 탄생했다.
참수리 357호와 북한 등산곶 684호가 맞붙는 장면은 항공 촬영의 결과물이다.
공중 부감쇼트(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장면) 촬영을 위해 해군 헬리콥터와 드론이 동원됐고, 전투기와 링스헬기가 등장하는 장면도 컴퓨터그래픽(CG)이 아닌 실사로 촬영했다.
침몰한 참수리 357호의 인양 장면에는 울진 앞바다에서 수중 촬영을 진행하기도 했다.
참수리 357호 고속정이 가라앉았던 바다의 깊이와 유사한 20m 수면 아래에서 각종 특수장비로 촬영된 이 장면은 실제 잠수부들이 투입됐다.
엔딩 크레디트 무렵 등장하는 고(故) 윤영하 소령의 생전 배 위에서의 뉴스 인터뷰 장면도 관객들에게 이 영화의 사실성과 현실감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다.
윤 소령은 "(저희는) 경기장에 갈 수는 없지만 온 국민과 함께 우리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마음으로 응원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