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작년말 이후 잇단 테러 표적…사회불만세력 과격화
통합서 소외된 무슬림 증가 탓…테러와 전쟁 주도 등도 원인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26일(현지시간) 프랑스의 한 가스 공장에서 이슬람 테러로 한 명이 참수 살해당하면서 프랑스가 다시 한 번 테러의 표적이 됐다.
지난 1월 17명의 희생자를 낸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후 프랑스 정부는 테러 예방에 군인까지 동원했지만, 공격을 막아내기는 역부족이었다.
◇ 프랑스서 끊이지 않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이날 프랑스 동남부 생 캉탱 팔라비에에 있는 미국계 가스회사 '에어 프로덕츠'(Air Products)를 공격한 범인들은 '이슬람 테러리스트'라고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밝혔다.
발스 총리는 "이슬람 테러리즘이 다시 한 번 프랑스를 공격했다"면서 "공격이 끔찍할 뿐 아니라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의 위협이 아주 크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에서는 작년 말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잇달아 발생했다.
작년 12월 21일 디종에서는 40세 남성이 차를 몰고 도심 광장의 시장으로 돌진해 11명이 다쳤다. 범인은 이슬람 신앙고백인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를 외치며 군중에게 차를 몰았다.
이 사건 하루 전날인 20일에는 중서부도시 주 레 투르의 경찰서에서도 이슬람으로 개종한 20세 남성이 알라후 아크바르라고 소리치며 흉기를 휘둘러 경찰관 3명이 부상했다.
이후 올해 1월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위험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파리 연쇄 테러가 일어났다.
프랑스에서 나고 자라 극단화한 쿠아치 형제와 아메디 쿨리발리가 공모해 샤를리 에브도와 파리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테러를 벌여 17명을 살해했다.
테러단체인 예멘 알카에다와 연계된 쿠아치 형제는 샤를리 에브도가 이슬람교 예언자 무함마드 만평을 펴낸 데 불만을 품고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에서 총기를 난사해 12명을 살해했다.
또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한 쿨리발리도 식료품점 인질극 등으로 5명의 목숨을 빼앗았다.
이후 프랑스 정부는 1만 명이 넘는 군인까지 동원해 유대인 시설이나 학교, 공항 등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
지난 4월에도 이슬람 과격단체를 추종하는 알제리 남자 대학생이 프랑스 교회를 목표로 테러를 기도했다가 경찰에게 붙잡히기도 했다.
앞서 2012년에는 이슬람 과격파 모하메드 메라가 툴루즈서 유대인 학교를 공격해 유대인 어린이와 교사를 포함해 7명을 살해하고 자택에서 경찰과 대치하다 사살되기도 했다.
◇ 프랑스 서방국 중 무슬림 최다…테러와 전쟁에 앞장서면서 주요 표적 돼
이처럼 프랑스에서 테러 공격이 잇따르는 배경으로는 프랑스에 소외된 무슬림(이슬람교도)이 많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프랑스는 서방 국가 중에서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다. 공식 통계는 없지만, 전체 6천600만 명의 국민 중 5∼10%가 무슬림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은 이민자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프랑스 정부가 이들을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끌어들이려는 통합 노력을 게을리하면서 사회 불만세력으로 과격화됐다.
이들은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져들어 시리아, 이라크 등지의 지하드(이슬람 성전)에 참전하고 있다.
프랑스는 시리아, 이라크 등지의 극단주의 세력에 합류한 자국민이 1천∼2천 명에 이르며 이 중 약 200명이 돌아온 것으로 파악했다.
또 프랑스가 이라크에서 미국 주도의 IS 공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리비아, 말리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 전쟁에도 앞장서면서 이슬람 과격단체의 주요 표적으로 떠올랐다.
IS의 대표적인 성직자 아부 아사드 알안사리는 1월 파리 테러 이후 "프랑스 테러는 IS 공격에 참여하면 나라가 어떤 일을 당하는지 일깨워 주는 교훈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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