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라크인, 미국은 IS 격퇴할 생각 없다 여겨"
(서울=연합뉴스) 류창석 기자 = 미국 주도의 동맹군이 이라크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공습작전을 계속하고 있음에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많은 이라크인들은 미국이 IS를 격퇴할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달 IS가 장악한 이라크 서부 안바르주 주도인 라마디를 탈출한 난민들의 경우 미국이 IS에 무기와 식량을 제공함으써 IS가 막강해졌으며 그 결과 IS가 라마디를 장악할 수 있었다는 음모론까지 확산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현지 분위기를 소개했다.
이 같은 음모론은 비록 기이한 것이지만 IS 격퇴전을 벌이고 있는 미국 및 동맹국들과 이라크군 간 공조태세는 물론 현지 수니파 부족을 끌어들여 IS를 격퇴하려는 미국의 노력에도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런 음모론은 미국 주도의 동맹군이 거의 10개월째 IS에 대한 공습을 벌이고 있지만 IS의 세력확산을 저지하지 못하고 있는 데서 기인한다.
이런 상황은 과거 이라크전 당시 미군이 보여준 위력을 기억하는 이라크 현지인들에게는 분명 납득이 어렵다.
미군이 현지 수니파 부족의 지원에 힘입어 무장세력을 제압한 2007∼2009년 이라크 주재 대사를 지내고 현재는 텍사스 A&M 대학교 부시 행정대학원 학장으로 있는 라이언 크로커는 "우리가 변화를 줄 수 있는 힘을 행사할 준비가 돼있지 않다는 견해가 이라크 전역에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안바르 주의회의 사바 카르호트 의장도 "미국은 매우 조심스러운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미국의 지원이 이처럼 조심스럽지 않다면 수니파 부족민들이 IS측으로 넘어가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미국 관리들은 미국의 IS 격퇴 의지가 부족하다는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IS 격퇴전을 지휘하고 있는 미군의 토머스 웨이들리 여단장은 "IS 격퇴를 위한 동맹 작전의 목적이 더이상 확고할 수 없다"면서 미국의 공습이 IS에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낙관적인 메시지도 이라크인들의 귀에는 와닿지 않는다.
바그다드의 시아파 의원인 알리아 누세이프는 "우리는 미국인들을 하나도 신뢰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IS를 미국이 이라크를 분열시키고 약화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군에 따르면 작년 IS 격퇴를 위한 공습작전이 시작된 후 하루 평균 14차례의 공격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1991년 걸프전 당시 하루에 953회의 바그다드 공습이 이뤄지고,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 하루 641차례의 공습을 펼친 것과 비교된다.
이에 대해 미군 간부들은 미군이 현재 국가와의 전쟁이 아니라 IS라는 무장단체와 맞서 싸울 뿐이며 과거에 비해 정밀무기의 사용 비중이 높아졌다고 반박하고 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