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훔쳐 달아나던 도둑, 안전모 안 써 덜미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25일 오후 2시 20분께, 서울 관악구 신림동 한 차도에서 생활주변 무질서 단속을 하고 있던 김남훈(30) 경장의 눈에 안전모를 쓰지 않고 지나가는 오토바이가 띄었다.
이 지역은 사망사고가 났던 곳이라 경찰이 안전모를 쓰지 않고 달리는 오토바이를 집중 단속하는 곳이다. 보통 20∼30%의 오토바이 운전자가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아 과태료를 문다.
시티백(CT100) 오토바이를 타고 있던 키 180cm 우람한 체격의 강모(32)씨는 순순히 경찰의 지시에 따라 시동을 껐다.
"제가 지금 급하니 잠시만 가보겠습니다"라며 공손하게 부탁하던 그는 경찰이 "사망사고가 났던 지역이라 조심해야 한다"며 신분증을 요구하자 돌연 태도를 바꿨다.
주뼛주뼛 오토바이에서 내려 눈치를 살피더니 경찰이 오토바이의 번호판을 조회하는 순간 오토바이를 차도 한쪽으로 밀치고 쏜살같이 달아나기 시작했다.
강씨가 오토바이를 밀치는 순간 김 경장의 단말기는 강씨가 타고있던 오토바이가 '도난된 오토바이'임을 알렸다.
김 경장은 당황했지만 이내 도주하는 피의자를 따라 복잡한 골목길 약 500m를 달렸다.
막다른 골목에서 담장을 이용해 지붕위로 올라가려는 강씨를 끌어내리고 수갑을 채우려는 순간 강씨는 김 경장의 팔목과 손가락을 물어뜯었다.
세게 물려 피를 흘리는 김 경장을 밀치고 강씨는 다시 도주를 시작했다. 김 경장도 강씨를 재차 뒤쫓아 검거했다.
이 '난리' 속에서 한사코 본인의 가방을 놓지 않고 사수하려던 강씨의 가방에는 훔친 오토바이 키 4개, 자동차 스마트키 2개, 휴대전화와 체크카드, 미화 845달러, 중국돈 200위안 등 4종류의 외국환이 들어 있었다.
김 경장은 "당시에는 무조건 잡아야 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범인을 검거하게 돼 뿌듯하다"고 밝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강씨를 절도와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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