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내주 TPP 최종협상…미국산 쇠고기 수입관세 대폭 인하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미국과 일본 양국 정부는 미 의회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강력한 통상 교섭 권한을 부여함에 따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을 위해 다음달 초순에 최종 양자 협상에 들어간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양국은 관세 철폐 품목의 비율을 나타내는 자유화율을 95% 이상으로 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과거에 일본이 맺은 경제연계협정(EPA)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밝혔다.
양국은 7월 중에 TPP에 참여하는 12개국의 전체 합의를 위해 TPP의 중추를 이루는 양국이 질적으로 높은 수준의 합의를 이룸으로써 역내 무역 자유화를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미국 상원은 24일 본회의에서 대통령 무역촉진권한(TPA) 법안을 재가결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주내에 서명하면 TPA 법안은 발효된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가 TPP에서 외국과 합의한 내용에 대해 미 의회는 수정할 수 없게 된다.
미일 실무 협상에서는 남은 쟁점인 미국산 쌀의 수입 규모를 매듭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이 무관세로 수입할 미국산 쌀 물량은 미국이 연간 17만5천t을 주장하는데 비해 일본은 최대한 물량을 줄이려는 자세여서 간격이 크다. 양국은 무관세 수입 물량을 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고율의 관세를 그대로 남겨둘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일본의 수입 관세는 현재 38.5%이지만 약 10년에 걸쳐 10% 전후로 낮추고, 돼지고기는 ㎏당 482엔의 관세를 50엔 전후로 인하하는 방향으로 큰 틀의 합의를 이룬 상태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일부 중요 농산물은 관세가 존속하게 되지만 대부분의 공산품과 농산물은 10년 안으로 관세가 폐지된다. 일본의 관세 철폐 품목은 약 9천개로, 전품목의 95% 이상에 달할 전망이다.
미국도 다수의 자동차 부품 관세 철폐를 단행할 계획이어서 자유화율은 양국 모두 95%를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지금까지 외국과 맺은 양자 EPA의 자유화율은 모두 90% 미만이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TPP 참가국 가운데는 싱가포르와 뉴질랜드 처럼 높은 수준의 무역 자유화를 지향하는 국가들이 많다면서 일본의 자유화율이 95%를 넘는다면 12개국 전체의 자유화율도 95%를 넘는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일본 정부는 미국과의 협상을 마무리한 뒤 7월 하순에 열리는 12개국 각료회의에서 미국과 다른 참가국과의 가교 역할을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최대 쟁점인 지적재산권 분야의 의약품 데이터 보호 기간을 둘러싸고 10년 이상을 주장하는 미국과 단축을 요구하는 호주 등이 대립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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