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試 실패→건설일용직 전전→기술 자격증으로 대기업行
산업인력공단 체험수기 대상 받은 전종태 기능장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전종태(36) 기능장은 17년 전 대한민국 대부분의 고교 3학년생들이 그렇듯 뚜렷한 목표의식 없이 대학에 입학했다.
하지만 1998년 그해 봄은 따뜻하지 못했다. 외환위기로 그의 가족도 경제적 어려움을 피할 수 없었고, 학교를 자퇴하고 곧바로 입대했다.
그는 "군대에 있을 때는 힘들다는 기억보다 전역 후에 뭘 해야 하나라는 고민밖에 없었다"며 "그때 결론은 공무원이 되는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의무경찰에 복무한 경험을 살려 경찰공무원 시험에 도전했지만, 합격하지 못하고 3∼4년의 세월을 보냈다. 20대 중반에 접어들어 더 이상 수험생활을 유지할 수 없었던 전 기능장은 건설일용직을 전전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이 일하던 선배로부터 더 늦기 전에 기술을 배우라는 진심 어린 충고를 들었다. 그는 "그때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며 "선배가 추천한 용접기술을 배우기 위해 그길로 건설일용직을 그만뒀다"고 말했다.
아무런 기술도 없는 전 기능장이 용접을 배울 수 있는 곳은 서울 영등포의 영세한 공업사들뿐이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던 전 기능장은 그곳에서 열심히 기술을 배웠지만, 실력이 늘어도 객관적으로 인정받을 방법이 없었다.
용접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기술대학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용기를 내 늦깎이 대학생으로 입학했고, 현장에서 보지 못한 새로운 용접 기술에 놀라며 관련 기술을 전문적으로 배워나갔다.
뒤늦게 시작한 자격증 도전은 용접산업기사를 시작으로 공조냉동산업기사, 가스산업기사 등 6개의 자격증 취득으로 이어졌다. 자격증 취득에도 취업은 쉽지 않았지만, 수십번의 실패를 딛고 2010년 현대제철에 입사원서를 냈다.
1차 서류 전형을 통과한 그는 '이번이 정말 마지막 기회다'라는 생각으로 면접에 응했고, 2년간의 용접공 경험 등을 솔직하게 얘기한 것이 호감을 사 합격 통보를 받았다.
"자격증 취득으로 내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하는 전 기능장은 2013년 제선기능장과 제강기능장까지 취득하고, 현재 금속재료 기능장에 도전 중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26일 전 기능장 등 국가자격 취득으로 능력을 인정받고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의 체험수기 입상작을 발표했다. 대상 1편, 금상 3편 등 입상자 시상식은 다음 달 초 울산시 중구 공단 본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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