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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일대사관저서 재일학도병 초청행사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6·25 전쟁 발발 65주년인 25일 일본 도쿄 미나토(港)구의 주일 대사 관저에서 재일학도 의용군 참전자 초청 행사가 열렸다. 참전 용사인 이봉남(96) 옹(왼쪽)이 유흥수 주일대사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뒤 악수하는 모습이다. 2015.6.25 jhcho@yna.co.kr |
96세 재일학도병 "北에 남은 전우 유골 모셔달라"
주일대사관, 6·25 65주년 맞아 재일학도병 참전자 초청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통일이 되면 여러분과 후세대가 반드시 북한에 남은 재일 학도병 83명의 유골을 국군묘지(현재의 국립 현충원)에 모셔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25일 낮 일본 도쿄 미나토(港)구의 주일 대사관저. 6·25전쟁때 외국생활의 안전을 포기한 채 참전한 재일학도의용군 '노병' 이봉남(96) 옹의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주위는 숙연해졌다. 이날 6·25 발발65주년을 맞아 대사관이 이 옹과 박봉민·유재만 옹 등 참전 용사 3명과 유족 최명자 씨 등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며 감사패 등을 전달하는 자리였다.
이 옹은 "조국에서 전쟁이 발발했다는 소식을 라디오로 듣고는 또 다시 나라를 잃는다는 것은 무엇보다 슬픈 일이 아닐까하는 생각과, 나라없이 무엇을 하겠느냐는 생각에 참전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이어 "휴전 후 제대를 해서 일본에 돌아갈 마음을 먹었을 때 '전사한 사람들의 가족을 내가 어떻게 대할 수 있을까'하는 마음이 들어서 1년반 동안 국방부와 미8군 사령부를 통해 50명의 유골을 찾아 그것을 들고 일본에 돌아왔다"고 소개한 뒤 "북한에서 전사한 83명의 유골을 하루 빨리 국군묘지에 모셔야겠다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인사말을 한 유흥수 주일대사는 "세계에서 자랑할 떳떳한 조국이 민주국가로서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이분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 고귀한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결코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 대사는 이어 "해외에서 귀국해 참전한 유학생 학도병의 사례는 우리가 이스라엘보다 더 빨랐다고 하는데, 그것을 후대에 그대로 잘 이어서 이 조국을 잘 지켜 가는 것이 그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대한민국', '화이팅' 구호를 외치며 건배했다.
일본에서 학업 또는 생업에 종사하던 중 자발적으로 참전한 642명의 재일학도의용군은 인천상륙작전, 이원·원산작전, 백마고지 및 금화지구 전투, 장진호 전투 등 6·25전쟁 중 여러 격전에 참전했으며, 총 135명이 전사하거나 실종됐다. 이들은 1967년 중동전쟁 당시 해외유학 중이던 이스라엘 청년들이 조국으로 달려간 것보다 17년이나 빨랐기에 '세계 최초의 유학생 학도의용군'으로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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