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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베가족협회의 최계철 회장(오른쪽)과 팜 티 느아 여성담당 회장(하노이=연합뉴스) |
베트남서 한베 가정 급증…"2세 교육이 가장 힘든 숙제"
한베가족협회 "2천500∼3천쌍 추정…유치원 설립·장학사업 지원 절실"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5∼10년 뒤에는 우리 2세들이 사회에 진출하기 시작하는 데 교육을 어떻게 할지가 가장 어려운 문제입니다."
1998년 결혼한 한국인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고등학교 2학년 아들(17)을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키우는 팜 티 느아(44) 씨는 2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토로했다.
한베가족협회의 여성담당 회장이기도 한 팜 씨는 "아이가 한국국제학교 수업을 따라갈 수 있게 사교육을 시키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고 엄마가 도와주기에는 한국어 실력이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1992년 한국과 베트남의 수교 이후 가속화된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로 현지에서 한국인과 베트남인 부부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들의 자녀 양육 또한 큰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베트남에 사는 한베 부부는 2천500∼3천 쌍으로 추정된다. 최근 5년 사이에 많이 늘었다고 한다.
자녀에게 한국어와 베트남어, 양국 문화·역사를 다 가르쳐야 한다는 부담이 크지만, 여건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한베 가정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그나마 하노이 같은 대도시는 좀 낫다고 하지만 그래도 교육시설이 부족하고 지원 손길 또한 찾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이에 따라 하노이에 설립된 지 7년이 된 한베가족협회는 유치원 설립과 같은 2세 지원을 숙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2세들이 중고등과 대학 과정을 마칠 수 있게 장학사업의 지원 손길도 기다리고 있다.
최계철(52) 한베가족협회장은 "베트남에 사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한국어를 배울 수 있게 유치원을 만들어야 한다"며 "하노이시로부터 부지를 지원받아 짓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 회장은 "한국으로 시집가는 베트남 여성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나 시민단체가 지원하는 데 베트남에 정착한 한베 가정에 대해서는 그런 것이 없다"며 "한베 가정이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두 나라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베 부부의 남편은 주로 한국인으로, 번거로운 비자 문제도 개선 대상으로 꼽힌다.
배우자가 베트남인이면 5년짜리 체류 비자를 받을 수 있지만 3개월마다 소재지 경찰서에 가서 거주 확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은 이런 절차의 개선을 베트남 정부에 요청하고 있지만 바뀌지 않고 있다.
최 회장은 "한베 가정이 서로 의지하며 베트남에 뿌리를 내리고 2세들이 나중에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게 키우는 것이 한베 부부들의 꿈이자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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