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美 남부기퇴출 선봉된 43세 인도계 여성주지사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24 17:4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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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딸에게 정당화할 수 없었다"


'인종차별' 美 남부기퇴출 선봉된 43세 인도계 여성주지사

"아들 딸에게 정당화할 수 없었다"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백인 우월주의자 청년의 흑인 교회 난사 사건의 여파로 미국 내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남부연합기 퇴출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그 선봉에 선 것은 공화당 소속의 니키 헤일리(43)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다.





헤일리 주지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잔인한 과거 인종주의의 상징인 그 깃발을 내릴 때"라며 남부연합기를 공공장소에서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다음 날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회는 남부연합기 퇴출을 논의해보자는 안건을 압도적으로 통과시켰다. 물론 실제 퇴출 여부가 결정되기까지는 상당기간이 걸릴 전망이다.

헤일리 주지사는 같은 날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가지 단순한 이유 때문이었다"며 "아들과 딸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그 아이들에게 그 깃발이 계속 휘날리는 것을 정당화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헤일리 주지사는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첫 여성 주지사이자, 첫 소수 인종 출신의 주지사다. 미국 전역에서도 첫 인도계 여성 주지사이기도 하다.

NYT에 따르면 그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도인 컬럼비아와 총기 사건이 벌어진 찰스턴 사이 작은 도시인 뱀버그 카운티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인도 펀자브 출신시크교도로 미국에서 사업으로 성공했다.

결혼 전 이름이 님라타 니키 란드하와였던 그는 5살 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지역 미인대회인 '리틀 미스 뱀버그' 대회에 출전했지만, '블랙 퀸'과 '화이트 퀸'을 뽑는 이 대회에서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다며 실격당하기도 했다.

헤일리는 2004년 주 하원의원에 당선되기 전 선거 운동 당시 인종 공격을 받기도 했다.



1996년 같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출신 남편 마이클 헤일리와 결혼해 딸 레나와 아들 나린을 뒀다. 남편 마이클 헤일리는 아프가니스탄전에 참전했던 군인 출신 감리교도로 그들은 결혼할 때 기독교식 예식과 시크교도식 예식을 두번 치렀다.

대학에서 회계를 전공한 그는 의원활동을 하며 재정 문제에서 강경한 대응으로 명성을 얻었고,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의 지지를 받아 2009년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다.

그는 공화당 내에서도 강경 보수파인 '티파티'의 기세가 절정에 이른 2010년 주지사로 당선돼 39세 때인 2011년 주지사로 취임했다.





뉴욕타임스는 그가 각종 '최초'기록을 세웠지만, 시민운동 진영보다는 보수 진영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또 주지사 1기 임기에 해묵은 인종 문제를 바로잡기보다는 경제 발전에 집중했고, 지난해 중간 선거에서도 5만 6천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재임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지난주의 총기 난사 사건으로 적어도 이제부터는 사우스캐롤리아나 내에서 그의 정치적 입지가 올라갔고, 전국적인 조명이 집중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소속의 주 하원의원을 지낸 바카리 셀러는 헤일리 주지사의 전국적 인지도는 2010년 이후 다소 시들해졌지만, 남부연합기에 대한 그의 태도로 "그가 다시 전국적인 논쟁 속에 내던져졌다"고 말했다.

주지사는 잠재적 부통령 후보나 장관으로 종종 언급되지만 지난 22일 그의 기자회견에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셀러 전 의원은 평가했다.

셀러 전 의원은 "니키를 아는 사람으로서 그가 그런 의도로 이 일을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며 "대통령을 바라보고 뛰는 많은 사람처럼 비겁해질 수 있었지만 그는 그러지않고 정면 돌파를 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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