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가 폭발적 상승, 수급 구조 개선이 뒷받침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24일 도쿄증시에서 닛케이평균주가가 정보기술(IT) 버블 시기인 1996년 12월 5일 이후 약 1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도쿄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는 원동력은 기업 수익 증대뿐만 아니라 자산 운용과 기업 지배구조의 개혁에 따른 수급 구조의 대전환이라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분석했다.
최근 도쿄 증시는 하락폭은 작고 상승폭이 크다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수급 구조의 변화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공적 연금의 매수, 기업들의 자사주 매수 및 소각, 일본은행의 상장지수펀드(ETF) 매입과 같은 강력한 매수세가 매도세를 충분히 흡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쿄증권거래소의 주식 분포 상황 조사에서도 수급 구조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주가 상승시 이익 확정에 재빠른 개인투자자의 주식 보유비율은 3월 말 현재 17.3%로 15년 만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1996년 말과 비교하면 2.1%포인트가 떨어졌다.
도시은행과 지방은행, 생명·손해보험 등의 주식 보유 비율도 8.7%로 18년 전에 비해 21.1%포인트가 하락했다.
통상 주가가 오르면 파는 이들 잠재적 매도세력의 주식 보유 비율은 49.2%에서 26%로 줄어들었다. 따라서 최근의 주가 상승 국면에서 이들이 발휘하는 매도 압력은 현저히 약해져 있다는 것이다.
연금 등 장기 보유 목적의 투자자들을 상대하는 신탁은행의 주식 보유 비율이 11.2%에서 18.0%로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편 외국인의 주식 보유 비율은 11.9%에서 31.7%로 올랐지만, 기업의 자본 생산성 향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본 주식을 사고 싶은 외국인 투자자는 여전히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지적했다.
세계거래소연맹(WFE)의 자료에 따르면 4월말 현재 도쿄 주식 시장의 시가 총액은 4조9천억 달러(약 5천428조원)로, 세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다. 이는 2007년 2월의 9%보다 2%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시가 총액이 줄어든 것은 엔화 약세와 세계적인 주가 상승 때문이다. 반면에 미국(38%)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중국의 비중은 9%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유럽의 14%를 앞섰다.
하지만 중국 증시는 최근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거품 우려가 부각돼 선뜻 중국 기업의 주식을 매수하기에는 부담스런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런 점에서 세계 시장을 무대로 자금을 운용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의 상대적 우위를 배경으로 일본 주식 매수를 한층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특히 정치·경제적으로 불안한 유럽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매수가 활발해 이들이 지난 4∼5월에 2개월 연속 일본 주식을 7천억 엔(약 6조2천500억원) 가량 순매수했다고 말했다. 이는 2012년 11월과 12월 이후 약 1년 반 만에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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