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가 주변서 취객 부축하는 척하며 금품 '슬쩍'
차문 잠기지 않은 차량에서도 노트북 등 물품 훔쳐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서울 시내 유흥가 주변에서 취객만 골라 '부축빼기' 등 수법으로 수천만원의 금품을 훔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해 7월부터 이달까지 62회에 걸쳐 서울 신림역, 강남역, 홍대 등 서울시내 유흥가 주변에서 취객을 부축하는 척하며 돈을 훔치는 등 수법으로 7천100여만원의 금품을 훔친 혐의(상습절도 등)로 이모(37)씨 등 3명을 검거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고등학교 때 육상 국가대표 상비군까지 지냈다고 주장하는 이씨는 운동을 그만두고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절도에 발을 들였다.
이씨는 지난해부터 고향 친구와 함께 술에 취해 잠든 취객들을 부축하는 척하면서 옷 안의 금품을 빼냈다.
차 안에 사람이 자고 있어도 차문이 잠기지 않은 차량의 문을 열어 노트북과 태블릿 PC, 지갑 등을 훔치는 대담한 모습까지 보였다.
피해자들은 술에 취해 피해를 당했어도 신고를 하지 않아 62건 중 5건만이 경찰에 신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현장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이씨 집 주변에 잠복해있던 경찰에 붙잡혔다.
검거 당시 이씨는 평소 운동으로 다져진 몸으로 쏜살같이 도주하면서 이를 막는 형사에게 돌진해 형사 한 명이 피멍이 들고 등이 다치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경찰은 이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한 명에 대해서도 추가 범죄 사실을 입증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경찰은 "날이 더워지면서 술에 취해 차량 문을 잠그지 않는 경우나 길거리에 쓰러져 잠이 드는 취객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경우 쉽게 범행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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