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의 아부그라이브' 수감자 구타 동영상에 발칵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레바논군이 수감자들을 구타하고 고문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유출되면서 군 당국이 발칵 뒤집혔다.
2분 정도의 영상엔 상의를 벗은 남성 10여명이 좁은 방에서 손을 뒤로 묶인 채 무릎을 꿇고 있고, 레바논군 제복을 입은 사람이 이들의 등을 막대기로 마구 때리는 장면이 찍혔다.
가해자는 수감자들에게 "테러리즘이라고…여기는 레바논이야"라고 소리치기도 한다.
함께 유출된 다른 동영상엔 같은 장소로 추정되는 곳에서 제복을 입은 이가 속옷만 입은 수감자를 막대기로 구타하고 발로 밟는 모습이 담겼다.
마구 폭행당한 수감자는 비명을 지르며 괴로워하면서 물이 흥건한 바닥에 나동그라 지기도 했다. 가해자는 "무엇을 하다 잡혔느냐"고 윽박지르고 구타를 이기지 못한 수감자는 "테러"라고 답한다.
동영상 속 장소는 레바논에서 과밀 수용으로 악명높은 루미에 교도소로, 레바논 당국은 이 구타 사건이 4월 벌어졌다고 확인했다.
레바논 내무부는 21일 "당시 수감자들이 감방을 방화하고 폭동을 벌였고 이를 진압한 뒤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동영상이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하면서 21일과 22일 수도 트리폴리에선 이에 항의는 시위대 수백명이 도로를 막고 연좌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구타가 발생한 루미에 교도소를 '레바논의 아부그라이브(미군이 이라크 수감자를 고문한 곳)'라고 규탄하며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이에 아쉬리프 리피 레바논 법무장관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범죄"라며 구타에 가담한 레바논군 5명을 체포해 군사법정에 기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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