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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시 폐업된 청주시노인전문병원. <<연합뉴스 DB>> |
노인전문병원 수탁 할까 말까…고민 깊어진 청주병원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청주병원이 시립 청주시노인전문병원 수탁 여부를 놓고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청주병원은 애초 이번 주에 결론을 낼 것으로 보였다. 노인전문병원 노조가 대화 제의를 수용하지 않으면 결정에 시간을 끌 생각이 없다고 밝혔었기 때문이다.
향후 협상 대표권 등 쟁점 합의를 전제로 한 청주병원과 노조 간 대화가 사실상 물 건너갔는데도 청주병원은 여전히 속 시원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노인전문병원 제2차 민간위탁 운영자 공모에서 수탁자로 결정된 청주병원과 청주시와의 위·수탁 계약 시한(26일)은 6일 앞으로 다가왔다.
조원익 청주병원 행정총괄팀장은 20일 "생각보다 검토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늦어도 다음 주 중반까지 시와 위·수탁 계약을 체결할지, 수탁 예정자 자격을 내놓을지를 결정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청주병원은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인전문병원이 전 운영자에 의해 임시 폐업돼 노조원 등 근로자들이 실직자 신분이 됐는데도 2차 공모 공고상의 근로자 고용승계 조건은 유효한지, 유효하지 않다면 도의적 차원에서 채용해야 할 적정 인력은 얼마인지 등에 대한 법률 조언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입원 환자가 한 명도 없는 '제로 상태'에서 투입해야 할 초기 비용도 따져 보는 것으로 파악됐다.
청주병원은 "강성 노조 때문에 손을 들지 않겠느냐"는 시중의 일반적 예상과는 달리 "장난삼아 민간위탁 운영자 공모에 응했겠느냐"(조 팀장)며 노인전문병원 운영에 뜻이 없지 않음을 내비쳤다.
현 시점에서 수탁 여부 가능성은 반 반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청주병원은 노조 문제, 초기 투자 비용 등에 대한 검토 결과를 놓고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주병원이 수탁을 결정하면 한수환 전 원장과의 인수인계 협상 등 노인전문병원 영업 재개를 위한 절차가 진행된다.
만약 수탁자의 지위를 내놓으면 노인전문병원의 운명은 안갯속에 놓인다.
시는 1차에 이어 2차 공모도 무산될 가능성에 대비, 노인전문병원 수탁 자격을 지역에서 전국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을 추진했다.
관련 조례안은 입법예고가 끝났지만, 오는 22일 개회하는 6월 정례회에 상정되지 않았다. 의료계를 중심으로 전국 공모를 반대하는 의견도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국 공모 문제는 6월 정례회가 끝난 뒤 공론화의 장에 올려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으로서는 전국 공모 실행을 장담할 수 없다.
다만 시의 전국 공모 기조가 유지되고 의회도 전국 공모를 지지한다고 가정하면 3차 전국 공모 공고는 10월 초에 날 것으로 보인다.
다음 회기는 오는 8월 31일부터 시작되는 제10회 임시회여서 이때 전국 공모 조례안을 다뤄야 하기 때문이다.
3차 전국 공모가 10월 초에 나면 수탁자 선정은 11월로 넘어가게 된다.
물론 3차 전국 공모에서 수탁자를 찾는다는 보장도 없다.
노조와 갈등을 겪은 한 전 원장이 경영난과 의료인력 공백 끝에 의료기관 개설 허가증을 반납하면서 지난 5일 임시 폐업된 노인전문병원에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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