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6기 1년> 부산시 "변화와 희망을 위해 달렸다"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20 06: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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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개편으로 일하는 분위기 조성·시민과의 소통 노력
"성과 집착 조급함 버려야…주춧돌 놓겠다는 초심 필요"


<민선6기 1년> 부산시 "변화와 희망을 위해 달렸다"

조직개편으로 일하는 분위기 조성·시민과의 소통 노력

"성과 집착 조급함 버려야…주춧돌 놓겠다는 초심 필요"



(부산=연합뉴스) 신정훈 기자 = '20년 넘게 자리 잡은 관료주의적 행태를 단 1년 만에 씻어내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정체된 부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자 노력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지난 1년 서병수 부산시장을 지켜본 부산시 안팎 여론은 대충 이렇게 집약됐다.

20년 만에 비관료 출신으로 당선된 서 시장은 낡은 옷을 벗고 현실에 맞지 않은 체질을 개선하고자 애썼다.

서 시장은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며 "패러다임 변화와 혁신이 필요했다. 행정 체질과 경제 체질 등 도시 체질을 대대적으로 개선하고 미래 부산의 큰 그림을 그려 시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전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부산시가 밝힌 민선 6기 부산시정 1년의 테마는 '변화와 희망의 시정'.







시청사 1층 로비에서 서 시장이 젊은이들과 격의 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시민 초청 토크 콘서트 '매일 그대와'는 생소하면서도 신선한 충격을 줬다.

그리고 시민과 함께하는 정책 콘서트,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 시민 참여, 틈날 때마다 이어진 시장의 현장 방문 등 시민과 소통하는 시정도 호응을 얻기에 충분했다.







시민의 최우선 염원인 일자리 창출, 그리고 도시안전 중심의 시정을 위해 거액을 들여 단행한 경영진단과 조직개편은 애초 '우려 반, 기대 반' 속에 진행됐지만, 조직은 물론 조직원 전체에 '한번 해보자'라는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와 함께 ▲ 부산발전 2030 비전과 전략(미래 부산을 선도할 전략과제 재수립, 스마트형 도시발전 생태계 조성 등) ▲ TNT 2020 플랜 실행계획 수립(인재양성과 기술혁신을 통한 창조혁신 생태계 조성, 과학기술기반 도시혁신체계 구축 등) ▲ 서부산 글로벌시티 그랜드 플랜 수립 ▲ 부산형 복지기준선 마련 등은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안겼다.

특히 '첫째도 일자리, 둘째도 일자리, 셋째도 일자리'라며 서 시장이 민선 6기 출발점부터 강조한, 좋은 일자리 창출은 글로벌 기업 유치와 국내외 투자를 잇달아 유치하면서 오랜 침체에 빠져 있던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서 시장은 "부산 발전과 시민 행복을 위해 노력했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열심히 일할 것이다. 나에 대한 평가는 시민 몫으로 남겨 두고 싶다. 다만, 먼 훗날 부산의 체질을 바꿔 부산이 변화에서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국제 질서의 주체가 되는 도시로 가는 기반을 닦은 시장으로 기억되길 바랄뿐"이라고 말했다.

서병수 호는 분명히 순항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속도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스스로 발목을 잡는 일이 허다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서 시장이 재선, 삼선의 기회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그에게 보장된 확실한 시간은 4년에 불과하다.

그 짧은 시간 속에 모든 걸 이뤄내려는 듯 무리한 그림을 그리다 보니 여기저기서 동맥경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20만 개 좋은 일자리 창출' 시책이다.

물론 부산을 떠났던 16개 기업이 한꺼번에 돌아오고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일본의 세계적인 기업들이 잇달아 투자에 나서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20만 개'라는 수에 얽매여 질보다는 양에 치중한 일자리 늘리기 양태가 곳곳에서 노출되면서 '허수 일자리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2028 하계 올림픽' 유치도 조급하게 마련한 로드맵 때문에 스스로 발을 묶은 꼴이 됐다.

이웃 사정도 물어보지 않은 채 '부산·울산·경남 공동 유치'를 내걸었다가 경남도로부터 거절당하는 난감한 상황에 부닥쳤다.

서 시장은 "하계 올림픽 개최 문제는 비용 관점에서만 접근할 사안은 아니다. 인근 울산을 비롯해 경남 창원, 양산, 김해 경기장 시설도 최대한 활용해 투자비를 줄이고 올림픽 이후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안 등을 찾아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의해나갈 계획"이라고 애써 수습하려 하지만 시작부터 버벅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 영화계를 벌집 쑤신 듯 발칵 뒤집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사퇴 종용 의혹 건 역시 뭔가 조기에 성과를 내려는 조급증이 빚은 사고라는 게 중론이다.

부·울·경 상생을 외치면서도 내 것만 고집하다 보니 어느 하나 제대로 일궈낸 게 없다는 지적도 받는다.

대표적인 게 해묵은 현안인 광역상수도(경남 남강댐 물 공동사용) 문제.

좀 더 적극적으로 경남도민의 이해와 양해를 구하기보다 소극적으로 대처하면서 지난 1년 동안 한치의 진전도 이뤄내지 못했다.

'지난 1년 행정 수행을 평가한다면 100점 만점에 몇 점을 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서 시장은 "좋은 평가를 받고 싶다. 그러나 나에 대한 평가를 시민의 몫으로 남겨 놓고 싶다"고 말했다.

서 시장이 먼 훗날 성공한 시장으로 평가받으려면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민선 6기 출범 첫날 취임사에 밝혔듯이 '위대한 부산, 낙동강 시대의 꿈이 이뤄지도록 주춧돌을 깔겠다'는 마음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민선 1년을 즈음해 너무 앞만 보고 달릴 게 아니라 쓴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모습도 요구된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소통을 하고 있다면서 말이 잘 통하는 단체와만 말을 하고 있다"며 "원래 약속했던 정책들, 서부산 개발 문제나 동해남부선 폐선문제 등 이런 문제에 시민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라운드 테이블 등을 편협하게 구성했다. 잔잔한 공약에서부터 소통이 안 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너무 서두른다, 신공항 문제 등에서 보았듯 충분한 논의와 협의를 안 거치는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훈전 부산경실련 사무국장은 "제대로 한 일이 없어서 평가할 말이 없다. 준비가 덜 된 시장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냉혹한 평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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